“‘SKY 캐슬’ 넘어서려면 대입 학생부 ‘수상경력’ 폐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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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8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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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 교육평론가 ‘SKY 캐슬 토론회’서 주장
“수상경력, 학생·사교육 부담…MB때처럼 ‘빼기 정책’ 필요”

이범 교육평론가/뉴스1DB © News1
이범 교육평론가/뉴스1DB © News1
대입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핵심 학생부 평가항목인 ‘수상경력’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생의 준비 부담이나 사교육 유발효과가 가장 큰 항목이라는 이유에서다. 드라마 ‘SKY 캐슬’에서 보여준 입시경쟁과 고액 사교육 실태를 해소하려면 이런 변화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에서 열린 특별교육토론회 ‘SKY 캐슬 넘어 우리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상실적을 빼자’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입시경쟁과 고액 사교육 실태를 고발한 드라마 ‘SKY 캐슬’을 계기로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기 위한 자리다.

이 평론가는 이 자리에서 입시경쟁과 사교육 문제를 해소하려면 대입 핵심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항목 가운데 ‘수상경력’을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부터 수상경력은 모두 쓰되 대입자료로는 학기당 1개씩 최대 6개만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약을 뒀는데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간 주장이다.

그는 “학생부종합전형 가운데 가장 부작용이 심한 평가요소는 교내 수상경력이며 실제로 사교육이 발달한 지역의 사교육 학생부종합전형 프로그램의 핵심”이라며 “하지만 수상경력에 대한 교육부의 미지근한 결정으로 부작용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예상 문제점도 제시했다. 대표적인 게 수상경력의 존재로 소논문 폐지 효과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고1부터 학생부에서 소논문 작성기록을 퇴출한 바 있다.

이 평론가는 “현재 학교현장에서는 ‘교내 과학탐구대회’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소논문을 내도록 하고 이를 심사해 상을 주는 사례가 매우 많다”며 “수상경력을 학생부에서 아예 배제하거나 학생부종합전형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지 않는다면 ‘소논문’이라는 표현만 쓰이지 않을 뿐 수상경력의 일부로서 계속 통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논문은 수상 경력과 함께 학생 부담과 사교육 유발효과가 큰 평가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도록 압박하면 ‘똘똘한 집 한 채’를 어떻게 선별할까 고민하듯 수상경력을 학기당 하나씩만 활용하도록 제한하면 학생들은 ‘똘똘한 상 한 개’를 어떻게 얻을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핵심 수상경력 확보 전략에 대한 사교육 수요를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경력의 존재가 선행학습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고입·대입 때 모두 스펙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현재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영재고·과학고 합격을 위해 극단적인 수준의 선행학습에 투자하고 있다. 불합격해 일반고로 진학하더라도 영재고·과학고 입시를 준비해온 가닥으로 수학·과학 경시대회 수상 경력을 쌓아 명문대에 도전하는 전략이 계속 유효하다”며 “이런 문제를 조장하는 제도적 환경을 허물기 위해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수상 실적의 배제와 영재고·과학고 선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정부 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내신성적, 논술성적을 모두 평가요소로 뒀던 대입 정시전형을 이명박정부 때 수능 성적 위주로 간소화하고 수능 난이도도 낮추는 등 ‘빼기 변화’를 진행해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며 “이번 정부도 ‘SKY 캐슬’을 계기로 학생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 유발효과도 억제하는 정책을 고민한다면 수상경력을 폐지와 같은 빼기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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