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의 ‘증거’냐 이재명의 ‘증언’이냐…직권남용 공판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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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5일 0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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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사 “사필귀정으로 재판 임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5차 공판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친형(故 이재선씨) 관련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다. 2019.2.14/뉴스1 © News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5차 공판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친형(故 이재선씨) 관련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다. 2019.2.14/뉴스1 © News1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고 이재선씨) 강제입원 혐의(직권남용)에 대한 공판이 14일 열린 가운데 검찰은 ‘증거’로, 변호인은 ‘증언’으로 팽팽한 법리 공방을 펼쳤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수원지법 성남지원 3호 법정(형사심리 1부)에서 이 지사의 운명을 가를 5차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모두진술을 통해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었던 2012년 당시, 분당구보건소장 및 보건관련 공무원들에게 직무관리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직권남용에 대한 기소요지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재선씨가 성남시청 홈페이지에 각종 악성 게시글을 게재한다던가 시청을 직접 찾아와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니까 많은 곤욕을 느꼈을 것”이라며 “자신의 시정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 재선씨를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강제입원 시켜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검찰은 또 “2012년 3월부터 형을 강제입원 시키기 위해 자신의 수행원에게 ‘형이 정신에 문제가 있다’ 라는 진술서를 작성하게 한 후, 이를 취합해 분당구보건소장에게 전달했다”며 “구 정신보건법 제 25조에 따라 강제로 입원시킬 수 없음에도 담당구 보건소장을 통해 (형를 강제입원 시키게끔)직권남용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선씨를 입원시키기 위해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 분당구보건소장, 수정구보건소장에게 갖은 압박을 가하는 등 이 세명이 직권남용의 최대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며 “법령을 어겨가며 정신건강센터장과 보건소장 등에게 압박하거나 권리행사를 펼치는 등 재선씨를 입원시키려고 한 부분을 관련 증거와 함께 강조한다”고 맺었다.

이날 법정을 찾은 일부 이 지사 지지자들은 검찰 측의 모두진술 과정에서 웅성거리거나 다소 불편한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변호인 측도 반박에 나섰다.

변호인은 “직권남용 공판은 ‘강제입원’을 했다 안했다가 아닌 재선씨를 어떻게 치료를 받게 할 것인가의 ‘진단’ 문제다”라며 “구 정신보건법 25조 자체는 시장이 직권남용을 할 수 없게끔 만들어 진 것이다.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모든 판단은 정신과 전문의가 입원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결정을 내리고 시장은 그 결정에 따라서 시행만할 뿐이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정신질환자의 최초 발견자는 전문의가 아닌 주민이나 친구, 가족으로부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재선씨가 97년부터 어떤 큰 충격으로 인해 ‘마르틴 루터가 되겠다’ ‘내가 불교, 기독교보다 위대하다’라는 식으로 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재선씨 부인 박모씨가 2014년 남편을 부곡정신병원에 입원시킬 당시, 해당 입원서에 ‘재선씨가 조울증이 있다’라는 글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2012~2017년 재선씨가 정신질환으로 인해 가족에게 저지른 피해 사례는 여러개”라며 “이 공판에서 가장 신빙성 있는 자료는 다름 아닌 부인 박씨의 ‘증언’이다”라고 했다.

이날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은 직권남용 첫 재판부터 방대한 증거자료와 함께 1시간여 넘도록 모두진술을 하는 등 팽팽한 긴장구도를 구축했다.

이 지사의 6차 공판은 오는 21일 오후 2시이며 검찰 측 증인 5명, 변호인 측 1명이 출석 해 증인신문으로 법정 공방이 계속될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뉴스1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 심리를 마치고 나오면서 “직권남용 관련, 재판에 대해 소감이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필귀정으로 임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 측이 밝힌 정신건강센터장, 보건소장 등에게 압박을 가하며 친형을 강제입원 시켰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밝혔다.

이 지사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거나 아이들을 번쩍 안아 올리기도 하면서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귀가했다.

(성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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