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성추행 의혹…“치마 올리고 다리 만져” 기명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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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8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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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대학교 교수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하는 대학원생이 가해자로 지목한 A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자신을 서울대학교 교수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B 씨는 6일 각각 스페인어, 영어, 한국어로 A 교수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대학에 게시했다.

해당 대학 서어서문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B 씨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에서 일어난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다”라며 “대학원 과정 4년 동안 성추행 및 여러 성폭력 케이스,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7년경 지도교수가 스페인에서 열리는 학회에 함께 갈 것을 강요했다”면서 “(A 교수가) 호텔 바에서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다며 치마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외국에서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또한 “버스에서 자고 있을 때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수시로 어깨와 팔을 허락 없이 주무르기도 했다”며 “남자친구를 사귀려면 사전에 허락을 받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서울대 인권센터가 A 교수에게 3개월 정직 권고를 내린 것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징계’라며 반발했다. 그는 “모든 증거와 17명이 넘는 사람들이 작성한 진술서에도 불구하고 3개월 정직 권고라는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렸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내 바람은 그가 파면돼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달 31일 서울대학교 인문대 학생회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교수님, 이만 물러가시죠-서어서문학과 A 교수 사건에 부쳐’라는 글에도 나온다.

학생회 측은 해당 글에서 한 학생으로부터 A 교수에게 성폭력 당했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해당 교수에게 학교인권센터가 정직 3개월 처분을 권고한 것도 알렸다. 이들은 권력형 성폭력·갑질 가해자 서어서문학과 A 교수를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A 교수 측은 “제기된 의혹들은 과장되고 왜곡됐다”며 “제자가 화상으로 입은 상처를 걱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접촉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A 교수는 “제자들이 자신의 이메일을 무단 열람해 빼낸 자료를 대학 조사기관에 넘겼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중순께 석사과정 대학원생 2명과 시간강사 1명 등 총 3명을 고소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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