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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만에 눈물 닦은 제주 4·3 생존 수형인…남은 2500명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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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7 17:44
2019년 1월 17일 17시 44분
입력
2019-01-17 17:43
2019년 1월 17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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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불타서 산으로 피신한 죄밖에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갔던 형무소에서 나오자 남편은 행방불명이 됐고, 남은 인생은 지옥같았습니다.”
제주 4·3 당시 제주시 표선면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던 박내은(88)할머니는 군경토벌대가 마을에 불을 놓자 산으로 도망갔다.
한달도 안 된 짧은 도망생활 끝에 토벌대에 붙잡힌 박 할머니는 ‘남로당 폭도’, ‘빨갱이 부역자’라는 오명과 함께 남은 인생을 살아야 했다.
군법회의에 넘겨져 영문 모를 옥살이를 한 그는 70여년 후 살아남은 제주 4·3 생존수형인들과 함께 재심을 청구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는 17일 박 할머니 등 4·3수형인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군법회의 재심 청구사건 선고공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과거 군법회의는 법률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번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는 절차를 위반해 무효일 때에 해당한다고 본다”며 청구인들에게 사실상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청구인들은 제주 4·3 사건이 진행 중이던 1948년 가을부터 이듬해 7월 사이 당시 군·경에 의해 제주도내 수용시설에 강제로 구금됐다.
이들은 고등군법회의(군사재판)에서 주로 내란죄나 국방경비법의 적에 대한 구원통신 연락·간첩죄 혐의를 받아 대부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육지에 있는 교도소로 이송돼 수형인 신분으로 모진 고문을 이겨내며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수형인 명부에는 총 2530명이 기록돼 있다.
◇남은 제주 43 수형인 재심 청구하나
생존 수형인들과 재심 청구 모든 절차를 함께한 4·3도민연대는 숨진 수형인 2500여명에 대한 새로운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이다.
남은 생존 수형인 12명에 대한 절차도 곧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숨진 2500여명에 대한 재심 재판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재심 자격은 인정받았지만, 재심 개시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는 중요한 절차가 하나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청구인들은 4·3 당시 불법구금이나 고문 등을 직접 증명해야한다. 생존자가 아닌 그 가족들이 요건을 증명해내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제주4·3도민연대는 1999년 9월 당시 추미애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3수형인 2530명이 담긴 명부를 찾아내면서 재심 청구 계기를 마련했다.
국가 차원이 아닌 민간 진상조사만으로는 자료를 모으기에 한계가 너무 크고, 관련 국가 기록은 모두 불에 타 전무한 상황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특히 2003년 정부 차원의 4·3진상조사보고서가 나왔지만, 4·3수형인에 대한 진상규명은 지금껏 이뤄지지 않은 상황도 존재한다.
양동윤 4·3도민연대 대표는 “이번 재판을 계기로 일부 4·3 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져서 다행”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도 재심 재판 청구조차 못한 수형인이 수천 명에 이르는 등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검찰 측이 나머지 수형인에 대해 일괄적으로 재심을 청구하거나 국회가 4·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는 등 책임 있는 기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4·3도민연대는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 18명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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