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폭행 의혹’ 피해자 “동영상 찍는지도 몰라…소장하고 있다는 말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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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일 07시 28분


사진=뉴스타파 캡처
사진=뉴스타파 캡처
국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A 씨가 폭행 피해 당시의 상황과 현재의 심경을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31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폭행당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며 분개했다.

그는 “잊고 싶은 일이라 묻어두려 했다”면서 “그런데 얼마 전 취재 통해 그들이 제 동영상을 아직까지 소장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이 용납이 안 되고 사회적으로 공분이 일어나고 있는 그런 상황 때문에 취재에 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저를 찍고 있는지도 몰랐다. 순간적인 일이라서 그냥 다 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묻어두려고 했었다”며 “그런데 최근 (동영상을)아직까지 소장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나서는 저도 화가 나고 더 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더라”고 털어놨다.

양 회장의 폭행 의혹 영상은 지난달 30일 탐사전문 보도매체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에 의해 공개됐다. 2012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위디스크’ 운영사인 이지원인터넷서비스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근무했다는 A 씨는 2015년 4월 8일 위디스크 인터넷 사이트 고객게시판에 ‘양진호1’이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남겼다가 양 회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퇴사하고 그 사이트에 접속을 한 적은 없었다. 그날이 제가 이사를 하게 되는 날이었다. 이사를 다 하고 나서 정리를 다 하고 나서 문뜩 앉아 있으니까 전 회사 생각이 나서 한 번 우연치 않게 한 번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거기에 고객 상황에 대해서 의견을 접수하는 게시판이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양 회장님 입장에서 직원들한테 격려성 글을 해학적으로 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로그인을 안 하고 쓸 수 있는 그런 기능이라서 그냥 닉네임하고 내용만 치면 다 올릴 수 있는 그런 게시판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바로 저한테 전화가 왔더라. 회장님한테”라고 했다.

그는 폭행을 당할 당시 말리는 직원이 없었던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누구라도 말려야 하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더라. 폭행이 한 번, 두 번, 세 번 정도 이루어진 다음에야 그때 당시 대표님이 좀 말리셨고 다른 분들은 자기 할 일만 하고 계셨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며 “그런 것으로 봐서는 평소에 회장님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거나 그런 분위기였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당시 사내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제가 개발 부서에 있었기 때문에 개발 일만 하느라고 어떻게 체감적으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제가 일반적으로 느꼈던 것은 ‘직원들이 회장님 말에는 거역할 수가 없는 분위기다’ 그런 느낌이 먼저 들었다. 좀 중압감이 있었고 약간 경직되어 있는 그런 느낌이 좀 있었다”고 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위디스크가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을 하는 등 그를 수사해 온 만큼 전 직원 폭행 혐의 사안도 병행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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