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족 토로 유치원장 ‘톰브라운’ 착용? …알고보니 4만원짜리 국산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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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30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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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용임 한유총 전북지회장(동아일보)
사진=김용임 한유총 전북지회장(동아일보)
경영난을 호소한 김용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전북지회장이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 셔츠를 착용했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용임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전북지회장은 29일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립 유치원의 경영난을 호소했다. 그는 “저는 아이들 30명을 돌보며 인건비도 못 받고 교사들 봉급을 주고자 아파트도 자동차도 팔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김 지회장은 의원들의 질의 중 밴드형 헤드 랜턴을 꺼내 곧장 머리에 쓴 뒤 “인부가 없어 아침에 내가 불을 켜고 일한다. 봉급도 못 받고 운영하는 어려운 유치원을 도와 달라. 우린 정말 불쌍하다. 월급도 못 주는 원장들이 많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김 지회장의 눈물 어린 호소는 공감을 얻지 못했다. 온라인에서 김 지회장이 이날 착용했던 옷이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의 제품이라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 누리꾼 일부는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고가의 옷을 입은 김 지회장이 ‘악어의 눈물’을 흘렸다고 비난했다.

톰브라운은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출시한 명품 브랜드다.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 등이 즐겨 입는 브랜드이며,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배우 송중기가 톰브라운의 니트를 입어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뉴욕, 서울, 도쿄, 홍콩 등에 매장이 있다.

김 지회장이 입은 디자인과 유사한 셔츠는 톰브라운 공식 홈페이지에서 6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그가 해당 브랜드 제품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지회장이 입은 셔츠는 톰브라운과 상관없는 국산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위키트리에 따르면, 김 지회장은 해당 셔츠에 대해 ‘동네 옷가게에서 파는 4만 원짜리 셔츠’라며 동료 원장들이 돈을 모아 선물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지회장이 매체에 보낸 사진을 보면, 셔츠 택에는 톰브라운(Thom Browne)이 아닌 ‘GOD’라는 영문과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박혀 있다.

그는 매체에 “제정신이 아니면 그걸 어떻게 입겠는가. 너무 억울하고 속상하고, 악성 댓글 때문에 밤에 정말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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