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힘투’집회… 길 건너선 ‘미투’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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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건 유죄추정 판결” 항의,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맞불
양측 100여명씩 참석… 충돌은 없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에 대한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힘투(HimToo·그도 당했다)’ 집회가 국내에서 처음 열렸다. 인근에서는 페미니즘 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지만 양측의 충돌은 없었다.

네이버 온라인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1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최근 사법부의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 유죄 판결 등에 항의했다. 성추행의 증거나 정황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법원이 피해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유죄 추정 원칙’을 적용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당당위 김재준 대표(27)는 “미투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너무나도 위험한 운동이다. 한 개인을 범죄자로 만드는데, 그 사실을 누가 증명하고 책임지느냐”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영화 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배우 조덕제 씨(50)도 참여했다.

같은 시간 맞은편인 2번 출구에선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남함페 측은 당당위의 집회를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규정하면서 해당 집회 포스터를 불태우고 찢는 퍼포먼스를 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모 씨(22)는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는 재판부의 판결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모 씨(35)는 “많은 여성이 성범죄를 당하고도 말을 못 한다는 걸 당당위는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두 집회의 참석 인원은 저조했다. 당당위 측은 집회 참석 인원을 1만5000명으로 신고했으나 실제 참가 인원은 150여 명에 불과했고, 남함페 역시 2000명 참석을 예고했지만 실제로 100여 명에 그쳤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힘투 집회#미투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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