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 아파트의 욕실 선반서 기준치 10배 넘는 라돈 검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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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 욕실 선반에서 권고 기준치의 10배를 넘는 라돈이 검출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3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덕진구 한 아파트의 화장실 선반에서 발암물질 라돈의 수치를 측정한 결과, 2000~3000베크렐(QB/㎥)이 나왔다. 이는 권고 기준치 200베크렐의 10배 이상이다.

앞서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초 전주시에 “화장실 선반에 측정기를 대보니 라돈이 기준치 10배 이상 나왔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일부 가구의 욕실 천연석 선반에서 많은 양의 라돈이 검출됐는데 시공업체가 교체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전주시는 민원이 제기된 평수가 큰 세대 2곳을 표본 조사하는 방식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라돈이 초과 검출된 곳은 안방 화장실 선반(폭 60㎝, 길이 1m)과 거실 화장실 선반(폭 20㎝, 길이 1m)이었다. 화장실 선반은 칫솔, 비누 등을 올려놓는 용도로 쓰인다. 전주시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평수가 적은 세대도 조사했지만 라돈은 기준치 이하였다. 또 인근 다른 아파트 단지 2곳도 조사했지만 기준치를 밑돌았다.

국승철 전주시 건축과 공동주택팀장은 “평수가 넓은 100여 가구 화장실 선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시공업체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또 “시공업체는 해당 아파트가 2016년 사업신청을 해 라돈측정 의무대상이 아니고 법 규정도 없다며 선반교체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내 공기질 관리법은 올 1월 이후 사업신청을 한 아파트를 라돈 측정의무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돈 측정 방식을 거실 1.2m높이에 측정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선반 교체 등 대책이 나올 때까지 욕실을 쓸 수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주시는 주민 불안을 감안해 시공업체가 선반을 교체를 하지 않을 경우 전문기관에 유해성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의뢰하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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