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안전 지키는 ‘소방관 영웅들’ 충주에 모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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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방관경기대회 10일 개막… 17일까지 63개국 6600여명 참가
육상-레슬링 등 75개 종목 개최… 충북소방산업엑스포도 함께 열려

2018 충주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10일부터 8일간 충북 충주 일원에서 열린다. 세계의 소방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강 소방관 선발 등 75개 종목에서 경기를 치르며 화합과 우정을 나눈다. 사진은 2010년 대구 대회 당시의 최강 소방관 경기대회 모습.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2018 충주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10일부터 8일간 충북 충주 일원에서 열린다. 세계의 소방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강 소방관 선발 등 75개 종목에서 경기를 치르며 화합과 우정을 나눈다. 사진은 2010년 대구 대회 당시의 최강 소방관 경기대회 모습.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소방관의 기도)

세계 곳곳에서 인류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이 충북 충주에 모여 하나가 된다. 10∼17일 충주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열리는 ‘2018 충주 세계소방관경기대회’. ‘뜨거운 심장’을 가진 세계 각국의 진정한 영웅들이 모여 우정을 나누고 화합하는 이 대회는 올해로 13회째를 맞는다.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짝수 해마다 격년제로 열린다. 1990년 4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34개 종목에 걸쳐 17개국 1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작됐다. 국내 개최는 2010년 8월 대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 63개국 6600여 선수와 가족 참가

세계소방관경기대회의 특징은 참가를 희망하는 소방관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와 같이 선발전을 통해 뽑힌 선수들이 모여 경기를 하는 게 아니다. 현직은 물론이고 전직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도 참가할 수 있다. 경비는 자부담이다. 이번 대회 역시 선수 1인당 150달러를 내고 참가한다. 임원과 가족들도 50달러씩 낸다. 항공료와 숙박비, 식음료비 등 대부분의 비용도 개인이 내야 한다. 그런데도 세계 각국의 소방관들은 가족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해 다른 나라의 소방관들과 우정을 나눈다.

이인선 충주세계관경대회추진단 기획총무팀장은 “지금까지 63개 나라에서 선수와 가족을 포함해 모두 6600여 명이 참가 신청을 마쳤다”며 “유럽과 아시아, 북미,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지구촌 곳곳에서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이 처음으로 참가한다. 중국은 소방과 경찰이 하나여서 그동안 경찰과 관련된 행사에 참가해 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출전한다. 가장 많은 선수가 참가하는 나라는 257명이 등록을 마친 홍콩이다.

○‘최강 소방관 선발’ 최고 볼거리

경기는 모두 75개 종목에서 치러진다. 육상, 레슬링, 사이클, 수영, 축구 등 일반 종목과 당구, 낚시, 포커, 보디빌딩, 체스 등 레포츠 종목 경기가 열리고, 말발굽던지기, 보물사냥, 물통 릴레이 등과 같은 재미있는 종목도 있다. 소방관들의 대회인 만큼 소방 관련 소방차 운전, 수중 인명구조, 소방관 요리 등의 종목도 마련돼 있다.

대회의 백미는 역시 ‘최강 소방관 경기’다. 호스 끌기∼장애물∼타워∼계단 오르기 순서를 가장 짧은 시간에 끝마치는 소방관이 세계 최강 소방관의 영예를 얻는다. 물론 코스마다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호스 끌기는 헬멧, 방화복, 상의 공기호흡기 세트를 입고 호스와 소방차 펌프 연결, 호스 펴기와 말기 등을 하는 것이다. 장애물 코스는 모래로 채워진 25kg짜리 통을 들고 달리며 터널을 통과한 뒤 70kg의 마네킹을 메고 달려야 한다. 타워는 사다리 2개를 들어 8.8m 높이의 타워에 기댄 뒤 25kg짜리 통을 양손에 들고 타워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면 된다. 마지막 계단 오르기는 264개 계단을 올라가 종료 타이머를 누르는 것이다. 강력한 우승 후보는 독일의 현직 소방관인 요아힘 포산츠(43)다.

○소방·안전 산업 한눈에

소방과 안전 관련 산업의 현재와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2018 충북 소방산업엑스포’가 그것인데, 특수소방차량과 화재진압 장비를 만드는 50여 업체가 참여한다.

우선, 지난해 29명의 생명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희생을 막기 위해 제작된 ‘다목적 소형 사다리차’가 눈에 띈다. 기존 차량보다 폭을 줄이고, 사다리를 펴는 속도는 2배 이상 빨라진 이 차량은 100m 내에서 원격조종이 가능하다. 또 해안 상세지도와 서치라이트 등을 갖추고 야간에 먼 바다 구조 활동이 가능한 인명구조용 수상오토바이도 선보인다. 이 밖에 △대한민국 소방정책 국제심포지엄 △국제소방안전기술과 위험물 안전관리 등에 관한 국제 콘퍼런스 △소방제조업체 해외진출 지원 간담회 등 소방정책 관련 행사도 열린다. 모든 행사는 무료로 볼 수 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충주는 중원문화의 중심지이자 세계조정선수권 등 국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명품 스포츠 도시”라며 “이곳에서 인류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소방관들의 뜨거운 열정과 짜릿한 승리의 순간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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