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정황 확인…쌍둥이 아빠, 50분간 시험지 검토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8월 29일 14시 01분


코멘트
사진=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 캡처
사진=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 캡처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숙명여고에서 불거진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 유출 의혹 관련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9일 ‘숙명여고 학업성적 관리 특별감사 결과 발표’를 통해 “자녀들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지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교무부장, 교장, 교감에게는 중징계, 고사 담당 교사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별감사 결과 교무부장 A 씨는 2016년부터 정기고사 출제와 검토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녀가 속한 학년의 문제지와 정답지를 6회에 걸쳐 검토하고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 씨는 시험문제 검토·결재를 ‘열린 공간’에서 했고 결재에 걸린 시간은 매번 약 1분 정도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기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운 경우 A 씨 혼자 시험문제를 검토·결재한 것으로 드러났고, A 씨가 단독으로 시험문제를 볼 수 있던 시간은 최장 50분으로 추정됐다.

이 학교 교장과 교감도 A 씨의 자녀가 재학 중인 사실을 알았으나 해당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상 교사는 자신이 일하는 학교에 자녀가 입학하면 자녀의 학년 정기고사 출제·검토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문제유출 정황만 확인하고 A 씨가 직접적으로 시험 자료를 유출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해 오는 3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최근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A 씨의 쌍둥이 자녀 성적이 갑자기 큰 폭으로 오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두 자녀의 1학년 1학기 성적은 문·이과에서 각각 전교 121등, 59등이었지만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선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A 씨 자녀의 성적이 급등한 것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A 씨는 “두 아이가 하루에 4시간도 못 자고 얻어낸 결과”라며 해명했지만, A 씨가 시험지를 사전에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커졌다. 일부 학부모는 교육청에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본청 감사관실 직원 등 10명으로 구성된 감사팀을 현장에 파견해 특별감사를 벌였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