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삼성전자 직업병 중재안 수용 환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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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최고대표사무소 “옳은 방향” 성명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중재안 수용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바스쿠트 툰자크 OHCHR 특별보고관은 직업병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삼성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2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성명에서 “삼성전자의 결정이 조금 더 일찍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중재안 수용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이 피해자 보상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더 높은 수준의 근로자 보호 기준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삼성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전자기업들도 근로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9월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정부와 고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과 10년 넘게 이어온 갈등을 마무리 지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의 중재안을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하고 서명했다.

이번 성명은 삼성전자의 백혈병 사고 대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해 온 툰자크 특별보고관이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2015년 방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 노력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인 뒤 2016년 그 결과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한 바 있다. 2015년 방한 당시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삼성이 백혈병 예방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를 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조정위원회에 중재안 결정의 전권을 넘기고 어떤 결정이 나오든 무조건 수용한다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쉽진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반올림 측도 삼성의 결정을 받아들인 만큼 10여 년을 이어온 갈등이 끝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재안은 9월 말∼10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조정위원회는 최종 중재안에 △새로운 질병지원보상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의 농성 해제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실행 등을 담기로 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유엔#삼성전자 직업병#중재안 수용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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