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조계종…23일 전국승려대회 앞두고 갈등 심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6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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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대한불교조계종의 개혁을 촉구하는 전국승려대회가 2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에서 열린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상임대표 원일)과 전국선원수좌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이하 실승) 등은 6일 서울 조계사 옆에 마련된 단식정진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려대회 일정을 밝혔다. 원인 스님과 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 실승 명예대표 퇴휴 스님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 불교 1700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있다”라며 “재가불자대회와 승려대회를 통해 비구니 스님들과 재가불자의 권한을 확대하는 등 종단 개혁을 이뤄내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종단 지도부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고 고질적인 부패가 되풀이되는 것은 공공사찰이 사유화돼 재정이 투명하게 집행되지 않고, 일부 승려들이 승단운영을 좌지우지해 전체대중의 참정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과 수좌회, 실승 등을 중심으로 승려대회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이들에 따르면 대회 참여인원은 3000명 안팎이다. 개정할 종헌종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20일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은처자(隱妻子·숨겨놓은 아내와 자녀) 시비에 휩싸인 설정 총무원장이 16일 열리는 조계종의 국회 격인 임시 중앙종회 이전에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조계종은 개혁의 주체와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향력이 강한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후임 총무원장 선출과 종단 개혁 등의 문제를 종회 중심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지협의회도 이미 승려대회와 관련해 “초법적인 발상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설조 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결집한 개혁 그룹은 “중앙종회와 본사주지협의회는 개혁 중심이 아니라 개혁 대상인 기득권 세력”이라며 “제대로 된 개혁을 위해서는 승려대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원인 스님은 “승려대회는 초법적인 대중의 회의로 인식된다. 종권 다툼이 아닌 부처님 정신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대회 취지를 말했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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