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6시 25분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 술집 앞 도로에서 A 씨(33)의 친구와 박모 씨(31)의 친구가 택시를 누가 먼저 잡았느냐를 놓고 시비가 붙었다. 이 술집에서 술을 박 씨와 다른 친구 5명이 나와 A 씨 친구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역시 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A 씨와 다른 친구가 뒤늦게 나왔지만 이들 역시 박 씨 등에게 폭행을 당했다. 박 씨 등은 A 씨를 끌고 길 옆 풀밭으로 데리고 가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때렸다. 또 나뭇가지로 얼굴을 찔렀다. 돌로 내려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A 씨가 곧 결혼하기로 한 여성의 얼굴도 때로 이를 부러뜨렸다. 이들 일부는 웃통을 벗어 몸에 새긴 문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A 씨 친구들은 “박 씨 등이 손가락과 나뭇가지로 A 씨의 눈을 찔렀다”고 주장했다.
박 씨 일행은 약 7분 뒤 신고를 받고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했음에도 A 씨를 계속 때렸다. 경찰은 사회 선후배 관계인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러나 경찰의 미숙한 초동대응으로 A 씨의 피해가 더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 대학병원에 입원한 A 씨는 실명 위기에 처한 오른쪽 눈 수술을 앞두고 있다. 온몸에는 멍이 들었다. A 씨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무섭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그 일행이 박 씨 등에게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찍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이 2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자 공분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이들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청원에는 3일 오후 9시 현재 17만 명 넘게 찬성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상해) 혐의로 박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유모 씨(31)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박 씨 등이 조직폭력배인지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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