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Broadcasting Jockey)가 방사능 피폭 현장인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 민가를 무작위로 찾아가 식사를 구걸하는 방송을 생중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BJ는 현금화 가능한 아이템인 별풍선을 받는 조건으로 후쿠시마 원전 피폭 현장 인근 마을에서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다 현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인터넷 개인방송국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하는 박모 씨(29)는 1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현장에서 8km 떨어진 나미에 정(浪江町) 민가에서 식사를 얻어먹으려 시도하는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시청자에게 별풍선 1만 개(수수료 제외 60만 원)를 받고 후쿠시마역 인근에서 회를 먹는 방송을 하다가 일부 시청자들이 ‘별풍선을 더 줄 테니 원전에서 가까운 마을로 가서 식사를 구걸해보라’로 부추기자 이곳까지 갔다.
그가 찾은 나미에 정은 원전 사고 6년 뒤인 지난해에야 접근 제한이 일부 풀린 곳이다. 여전히 피폭 위험이 남아있어 원주민의 3%밖에 돌아오지 않은 사실상 ‘유령도시’다. 그는 한밤중 유리창이 깨진 채 폐허로 방치된 건물들을 카메라로 비추고 ‘피폭된 것 같다’며 5000명 가까운 시청자를 끌어 모았다. 불 켜진 민가를 찾아가 영어로 ‘여행객인데 배고프다’며 식사를 구걸하자 일본인 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붙잡히는 모습도 생중계됐다. 그는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박 씨는 11일 “피폭 영향으로 어지럽다. 실제 피폭됐는지 직접 검사해보는 방송을 진행하겠다”며 방송을 이어갔다. 이날은 별풍선을 받고 도쿄 야스쿠니(靖國) 신사에서 태극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활보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그는 과거 소변을 마시고 동물을 학대하는 등 자극적인 방송으로 수차례 방송을 정지당했던 전력이 있지만 이번 방송은 제지 없이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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