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시민행동 “정봉주는 법적 책임…김어준도 죗값 치러야”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3월 28일 14시 59분


코멘트
사진=정봉주 전 의원. 동아일보DB
사진=정봉주 전 의원. 동아일보DB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은 28일 정봉주 전 의원(58)이 의혹의 쟁점이 됐던 ‘렉싱턴 호텔 방문’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해당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투시민행동은 이날 ‘고소남발남 정봉주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라는 제목의 브리핑을 통해 “정 전 의원은 그동안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며 미투를 폄훼한 것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죄 없이 고소 취하로 이 상황을 어물쩡 넘어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투시민행동은 “정봉주 전 의원이 성폭력 피해자의 증언에 대해 피해 당일 특정한 장소에 간 적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며 “한 술 더 떠서 피해사실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의 발악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의 지지자들이 피해자의 증언에 ‘정치 공작’, ‘고작 입술을 스친 것 정도로 유망한 정치인을 망쳐놨다’는 등 미투 운동을 폄훼하며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미투시민행동은 “피해자는 자신이 경험한 일이 사실이며 진실이라는 것을 또 다시 말해야 했고, 3월 27일 기자들에게 신상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경험해야 했다”며 “가해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이 피해자에게 오롯이 전가된 상황에서 피해자는 어떻게 해서든 증거를 찾아야 했고, 피해 당시 SNS 기반 위치기반 서비스에 피해자가 특정한 장소의 정보가 남아 있다는 것을 기자회견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일 특정 장소에서 정 전의원의 카드 사용 내역이 확인되고 나서야 정 전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피해자의 증언과 문제제기를 막으려고 법을 악용한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며 증거로 제시한 사진들을 독점 공개했던 SBS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에도 비난을 가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진행자인 김어준은 정 전 의원과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진행한 ‘나꼼수’ 멤버 중 한 명이다.

미투시민행동은 “공중파 방송을 사적으로 유용하여 성폭력 가해를 무마하기에 급급하던 김어준과 그 동조세력은 그 죗값을 치러 한국 사회의 선례로 남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은 이와 관련, “지난주 방송 기준으로 봤을 때, 정봉주 전 의원은 민국파 주장 때문에 오후 1~2시의 행적이 논란이 됐다. 이 행적에 대해 팩트 체크 한 것이다. 옹호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어준 씨도 방송에서 ‘나는 특수 관계인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안은 논평하기가 어렵다. 다만 입수한 사진을 바탕으로 사실 관계만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며 “저희는 팩트 체크만 한 거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