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지진땐 예비 문제로 재시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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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 11월 15일 실시
올해 시험지 2개 세트 만들어 대비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월 15일 치러진다. 이번 수능을 보는 도중에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대비용 예비 시험지’를 준비했다가 재시험을 치른다. 지난해 수능일을 하루 앞둔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에 교육당국은 수능 시험지 배포 이후 지진이 나게 되면 1, 2주일 안에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수능 시험지를 A, B 두 세트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당국은 지진 피해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7월 9일 수능 세부 계획을 확정해 공고한다. 》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두 가지 버전의 시험지로 지진을 대비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수능을 하루 앞두고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나 1주일간 시험이 연기된 점을 감안한 것이다. 교육당국은 난이도가 동등한 예비 시험지를 만들어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일 전후 지진 발생에 대비해 예비문항을 준비하고 지진 상황에 따른 수능 대책도 교육부와 협의해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재시험 대비한 ‘플랜B’ 마련

올해는 수능 시험지 배포 이후 지진이 나는 상황까지 감안해 수능 시험지를 ‘2개 세트’로 제작할 계획이다.

포항 지진 당시 교육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진 발생 시 경미한 진동부터 실질적 피해가 우려되는 진동까지 ‘가’ ‘나’ ‘다’ 등 3단계로 대응하게 된다. 진동이 크고 실질적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 상황이 발생하면 운동장으로 대피한다. 해당 고사장은 시험이 취소되고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창훈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수능 당일에 1교시 때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고, 수학 영어 시험이 끝난 다음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상황별로 일어날 수 있는 방안을 전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상황에 따라 △일부 또는 전 과목 △일부 지역 또는 전 지역 재시험을 치를지 각각의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대비용 예비 시험지를 준비하려면 원래 시험지와의 난이도 조절이 관건이다. 이 본부장은 “수능 신뢰도가 손상되지 않도록 문항과 전체 세트 난이도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겠다”고 말했다. 출제위원 및 검토위원 증원, 시험지 보관 및 보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 수능 문항별 성취기준도 첫 공개

이번 수능이 끝나면 각 문항별로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예를 들어 운동하는 상황을 다룬 문항이 나왔다면 ‘물리’에서 출제됐고, ‘뉴턴의 운동법칙을 1차원 운동에 적용하고 충격량과 운동량 변화의 관계를 이해한다’는 성취기준을 수험생에게 알려준다. 수능이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됐다는 논란과 출제 오류 가능성을 줄이고, 학생들은 교육과정에 충실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도도 70% 수준(영역별 문항 수 기준)을 유지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이고,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영어 ‘절대평가 효과’로 국어 수학 탐구영역이 갖는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영역 1등급 인원은 10%가 넘을 정도로 다소 쉽게 출제됐다. 필수영역인 한국사의 경우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므로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수능 성적표를 받기 전 가채점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은 무산됐다. 성 평가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부터 수능 가채점 결과 등급별 예상 커트라인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교육부는 “가채점 결과가 실제 점수와 다르면 혼란이 크다”며 가채점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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