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생일 광고 철거해야” VS “꼼꼼히 심의, 기준 위반 소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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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6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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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돼 있는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판.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돼 있는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판.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몇몇 지지자가 이달 14일 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앞두고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에서 축하광고를 실어 정치권에서 연일 논란이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뚜렷이 갈린다. 축하광고에 반감을 표하는 누리꾼들이 있는 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이들도 있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성중기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5일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에 설치한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 철거를 주장했다. 성 의원은 ‘공공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광고는 설치를 제한한다’는 교통공사의 광고물심의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야권 인사들도 이를 비난하며 논란이 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1일부터 서울 시내의 지하철 5~8호선 중 광화문·여의도·종로3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환승역 10곳에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를 설치했다. 광고는 2월 말까지 걸릴 예정이다. 인기 아이돌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정치인이 주인공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고주는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알려졌다. ‘Moon_rise_day’라는 트위터 계정은 이와 관련해 “이번 이벤트는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평범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광고를 심의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정치인 생일 축하 광고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 내부적으로 꼼꼼히 심의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 등이 없어 심의기준에 위반될 소지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건 우상화도 아니고 너무 심한 것 같다”는 누리꾼들도 있다. “생일 광고라니, ‘박사모(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 욕할 것도 없다” “생일 광고는 좀 ‘오버’인 것 같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이건 국민 정서에서 벗어난 행위”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특히 ‘박사모’의 한 회원은 “지하철 안 타기 캠페인을 벌이자. 광고 기간동안 지하철을 사양하겠다. 땅속에서까지 이 사진을 보라고? 난 싫다”며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어떤 이들은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냈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도 아닌데 왜 (광고를) 내리라고 하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 동상을 세웠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생일광고가 왜 문제가 되나”며 반박했다.

한편 16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가 동아닷컴에 전한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생일 광고와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15일 오전 9시까지 총 2111건이었다. 전화 접수 민원과 인터넷 홈페이지접수 민원을 합산한 수이며, 이 중 칭찬 민원은 95.1%(2008건)였다. 관계자는 “전화의 경우 대부분 어르신들의 항의성 민원이 많았으며, 홈페이지에 접수된 민원은 대다수가 칭찬 민원이었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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