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환자에게 정서적 안정 주는 ‘입원전담 전문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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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

인하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김효이 씨(왼쪽)가 15일 입원의학과 박정미 교수에게 “입원 전담 전문의 제도 덕분에 수술부터 퇴원까지 안정되게 병원 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김효이 씨(왼쪽)가 15일 입원의학과 박정미 교수에게 “입원 전담 전문의 제도 덕분에 수술부터 퇴원까지 안정되게 병원 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카툰 작가 김효이 씨(48)는 최근 인하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김 씨는 15일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보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심리가 불안정하다는 사실이 더 고통스러웠다. 수술 뒤에는 수술 부위를 안정시키는 게 무엇보다 힘들었다”고 수술을 전후한 자신의 상황을 말했다.

이처럼 불안하기만 하던 김 씨가 수술을 받고 나서 입원의학과 소속 입원전담 전문의 박정미 교수를 만나서 안정을 되찾았다. 입원전담 전문의는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모든 진료 및 관련 사항을 책임진다.

김 씨는 “박 교수를 처음 만났을 때 무엇을 하는 교수인지 궁금했는데 수술을 마치고 의식이 돌아왔을 때부터 병실을 찾아 여러 질문에 답변해주고 필요할 때 조치를 취해줬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가 호응을 얻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입원전담 전문의 시범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됐다. 인천에서 유일하다. 입원 환자를 안정시키고 더 질 좋은 진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집도한 의사를 자주 만나기 어렵다. 계속되는 수술과 회진, 강의 등으로 바쁘다 보니 교수들이 환자 상태를 꼼꼼히 파악하기 쉽지 않다. 환자가 수술을 받고 입원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싶어도 교수 얼굴 보기가 힘들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 불만을 해소하는 사람이 입원전담 전문의다.

현재 입원전담 전문의는 인하대병원 본관 7층 병동에서 활동한다. 7층 병동에는 유방암과 갑상샘암 수술을 받거나 수술을 앞둔 환자 약 20명이 입원해 있다.

이들을 위한 입원전담 전문의는 외과 3명, 내과 2명으로 이뤄졌다. 여기에 교수 3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INHART)이 더해져 환자들을 돌본다. 다양한 전공의 교차진료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환자들은 ‘의사가 늘 내 곁에 있다’는 생각을 갖게 돼 심리적으로 안정된다. 교수에게 사소한 불만이라도 얘기하면 즉각 대응이나 조치가 이뤄진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7층 병동에 입원하고 싶다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전국 대학병원 가운데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난해 7월 입원의학과를 신설했다. 진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전문의의 신분을 보장해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다.

김영모 인하대병원장은 “입원 진료의 중심이 전공의에서 전문의로 바뀌고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부응하고자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중환자전담 전문의, 입원전담 전문의, 신속대응의료진으로 구성된 입원의학과를 통해 연중 24시간 진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병원#메디 스토리#입원전담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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