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법정공휴일이 69일로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공휴일이 화요일, 목요일인 경우가 많아 연차를 활용한다면 3일 이상 연휴가 7번이나 있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공휴일은 총 69일로 1990년(70일) 이후 28년 만에 가장 많다. 지방선거일(6월 13일)이 공휴일로 지정되고, 주말과 겹치는 어린이날과 추석의 대체공휴일이 각각 하루씩, 이틀 추가되면서다. 법정공휴일이 아닌 토요일까지 포함하면 총 119일이다. 주 5일 일하는 근로자라면 사흘에 한 번 꼴로 ‘빨간 날’인 셈이다.
특히 연차를 활용한다면 사흘 이상 이어지는 연휴가 7번이나 생긴다. 일단 다음달 15~18일은 설 명절이 있다. 어린이날(5월 5일)부터 5월 7일(대체공휴일)까지는 사흘 연휴다. 추석 연휴(9월 22일~26일)도 대체공휴일(9월 26일)이 지정되면서 5일 연휴가 됐다. 9월 27일과 28일에 휴가를 낸다면 최대 9일 연휴가 가능하다. 삼일절은 목요일이라 금요일에 휴가를 내면 4일 연휴가 가능하고, 석가탄신일(5월 22일)과 한글날(10월 9일), 성탄절(12월 25일)은 화요일이기 때문에 월요일에 휴가를 내면 4일 연휴가 된다.
공공부문과 대기업은 이런 징검다리 휴일 사이에 연차를 쓰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이른바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34·여)는 “올해 징검다리 휴일에는 모든 직원이 연차를 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 문화나 상사 눈치 탓에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나 말단 직원에게는 여전히 연차는 ‘그림의 떡’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의 근로자나 자영업자들도 휴가를 즐기는 게 녹록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근로자들은 1인당 평균 5.9일만 휴가를 썼다. 35.8%는 단 하루도 휴가를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지난해 11월 전 세계 28개국 근로자 9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근로자의 연차 사용 일수는 평균 8일로 꼴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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