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 출입문에 매단 채 출발한 버스 기사…왜 못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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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7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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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문에 손이 끼인 70대 할머니가 20여 미터를 끌려가다 뒷바퀴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26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시내버스 기사 A 씨(57)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A 씨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7분쯤 광주 광산구 우산동의 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출입문에 손이 끼인 B 씨(75·여)를 발견하지 못하고 운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버스 블랙박스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정류장에 멈춰 선 시내버스 앞 문을 통해 승객들이 올라타고, 마지막에 B 할머니가 타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닫히더니 버스가 출발했다.

할머니는 문에 손이 낀 채 버스를 따라 달리면서 다른 한 손으로 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기사는 출입문 반대 쪽만 주시 하면서 운행을 계속했다.

20여 미터를 끌려가던 할머니는 결국 도로에 널부러지면서 버스 뒷바퀴에 치여 큰 부상을 입었다.

기사는 경찰에서 “할머니를 미처 보지 못해 버스를 출발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 가족은 한 방송을 통해 “세심하게 조금만 쳐다봤더라도 그런 경우가 생기지 않았을 텐데, 저럴 수는 없는 거다”고 분노를 표했다.

경찰은 A 씨가 맞은편 정류장에 같은 노선 버스를 발견하고 인사를 하다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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