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실종, 제보·단서 全無…키우던 새 외할머니 범죄 개연성 대두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2월 20일 10시 21분


전북 전주 우아동에서 사라진 고준희 양(5)을 찾고 있는 경찰이 수사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아 가족을 포함해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했다.

19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고준희 양을 실종 전까지 보호하고 있던 새 외할머니 김모 씨(61·여)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거짓말탐지기 사무실까지 가서 2번 거부했다”며 “실종 부분, 범죄 개연성 부분 다 같이 보고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김 씨는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실종이 아닌 ‘범죄’ 개연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장은 이날 한 방송에서 “거짓말탐지기는 피조사자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강제로 하기는 어렵다”며 “거짓말탐지기를 안 했다고 해서 어떤 의심을 하기는 좀 어렵지만 그래도 뭔가 고준희 양을 찾는 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부분은 충분히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준희 양이 사라진지 33일이 지났지만 가족 말고는 준희 양을 봤다는 어떤 제보도 없고, 의미있는 한 건의 단서 조차 나타나지 않아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준희 양이 사라진 때는 지난달 18일(추정)이다.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것은 그로부터 20일이 지난 이달 8일이다.

실종 전 준희 양은 전주시 우아동의 한 빌라에서 새 외할머니 김 씨와 거주했다. 김 씨는 준희 양 친부 고모 씨(36)와 사실혼 관계인 이모 씨(35)의 어머니로 준희 양과는 혈연관계가 아니다. 사실상 남남이다.

준희 양의 친부는 지난 1월 이 씨와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살림을 차렸는데, 이 씨의 친 아들(6)과 준희 양이 자주 다툰다는 이유로 4월부터 준희 양을 양외할머니인 김 씨 손에 맡겼다.

그러던 중 고 씨와 이 씨의 다툼이 잦아져 결국 이 씨는 지난달 18일 친 아들을 데리고 어머니(김 씨)의 집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김 씨가 딸을 데리러 간 사이 집에 홀로 남은 준희 양이 사라졌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김 씨는 경찰에서 “잠시 내 딸(이 씨)을 데리러 간 사이 아이(준희 양)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이가 사라진 지 20일이 지나서야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김 씨는 “아이 아빠가 데리고 갔다고 생각해 신고하지 않았다”며 “딸이 남편과 통화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은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준희 양을 찾아 나선 경찰은 전단지 4000여장을 배포하고 구조견 4마리까지 동원해 집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18일 이후 준희 양이 집 밖을 돌아다닌 흔적을 발견하지 못 했다. 준희 양을 봤다는 목격자나 준히 양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CCTV)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는 만큼 가족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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