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고준희 양 실종사건, 외조부모 “자폐증? 말도 잘 하고 영리한 아이”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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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서 고준희 양(5)이 실종된 지 한 달을 넘어섰다. 경찰은 현재까지 어떠한 단서조차 잡지 못해 강력사건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고 양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9일 언론을 통해 “인원을 더 보강해 수색반경을 넓혀 고 양의 행방을 찾고 있다”며 “외부침입 등 강력사건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방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양이 사라진 때는 지난달 18일이다.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고 양은 전북 전주시에서 새 외할머니(양어머니의 모친)인 김모 씨(61)와 함께 살았다. 친아버지 고모 씨(36)와 양어머니 이모 씨(35)는 전북 완주군에서 따로 살았다. 이 씨의 친아들과 고 양이 자주 다툰다는 이유였다. 고 씨와 이 씨가 사실혼 관계인지라 이 씨는 고 양의 법적인 어머니는 아니다.

고 씨와 평소 다툼이 많았던 이 씨는 지난달 18일 어머니인 김 씨에게 “짐을 빼야겠다. 나를 데리러오라”고 부탁했다. 김 씨는 같은날 오전 11시쯤 고 양을 집에 홀로 남겨둔 채 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김 씨는 이 씨와 이 씨의 친아들을 데리고 오후 4시쯤 집에 돌아왔지만 고 양은 집에 없었다.

김 씨와 이 씨는 이를 알고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씨는 이 사실을 지난 8일에야 뒤늦게 경찰에 알렸다. 고 양이 사라진 지 20일 만이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잠시 내 딸(이 씨)을 데리러 간 사이 아이가 사라졌다. 아이 아빠가 데리고 갔다고 생각해 신고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딸이 남편과 통화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은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 양을 홀로 방임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김 씨 등 일가족 3명에 대한 입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8일 이후 고 양이 집 밖을 돌아다닌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이 고 양이 살던 집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고 양을 봤다는 목격자나 고양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날부터 고양을 찾기 위해 경찰 가용인력과 의용소방대원, 헬기, 구조견 4마리까지 동원해 수색작업에 나섰다. 이후 15일부터 소방당국과 함께 수색인력을 총동원해 고 양 실종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전단지 4000여장을 지구대와 파출소에 배포했다. 경찰과 소방은 전날인 18일 수색반경을 넓혀 고양이 살던 집 근처에 있는 아중저수지에서 보트 2대와 수중 영상검색 장비를 활용해 수중수색까지 벌였다. 더불어 헬기와 23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기린봉 자락 수색도 재개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수색에도 어떠한 단서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 씨는 고 양이 발달장애와 자폐를 앓고 있었다는 정보를 경찰에 전달했다. 지적능력이 부족해 길을 잃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친외할머니, 친외할아버지의 주장은 달랐다.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고 양의 친외할아버지는 “(고 양이) 똑똑하고 애교도 부린다. 어려도 뭐 갖고 오라고 그러면 심부름도 잘 하고 어디에 내놔도 부족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고 양의 친외할머니는 “말도 잘 하고 아주 영리하다. 아빠 전화번호도 또박또박 외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경을) 말도 못 한다. 아동 실종이라는 건 텔레비전에서나 나오는 일인 줄 알았다. 우리 준희 어디 있나 꼭 좀 찾아주시라”고 토로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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