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나들목 20년 이상 미루다니…” 주민들 뿔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논현동 주민들 건설추진위 구성… 인천시청에 몰려가 조기 착공 요구
市관계자 “내년엔 착공시기 결정”

소래 나들목 건설추진위원회가 6일 인천시청에서 나들목의 조속한 착공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소래 나들목 건설추진위원회가 6일 인천시청에서 나들목의 조속한 착공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대규모 토지개발 사업으로 교통수요가 늘어나면 설치하기로 한 고속도로 나들목을 20년 이상 미루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6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주민들이 구성한 ‘소래 나들목(IC) 건설추진위원회’는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설사업비 450억 원이 이미 책정된 소래 나들목을 조속히 착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왜 시청으로 몰려갔을까.

1996년 한국도로공사와 인천시는 영동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소래 나들목 설치 협약을 맺었다. 영동고속도로 서창 분기점에서 2.7km 떨어진 지점(강릉 방향)에 설치하기로 했다. 나들목 예정지 인근 논현2지구(254만1000m²), 한화지구(237만6000m²), 소래지구(32만3400m²) 택지개발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이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시는 또 중소기업 4000여 개가 몰려 있는 남동공단으로 진·출입하는 남동 나들목이 만성 정체를 빚고 있어 교통량 분산을 위해서도 소래 나들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999년 택지개발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당시 대한주택공사)는 교통영향평가 심의 결과에 따라 소래 나들목 설치 사업비를 부담하기로 인천시와 합의했다.

그러나 소래 나들목 설치 예상 지점 근처에 사는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대형 화물차량이 다니면 교통정체가 심해지고 소음과 매연 같은 각종 공해에 시달리게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2007년 ‘소래 나들목 건설 반대’ 청원서를 인천시와 국토교통부, 청와대에 제출했다. 이후 소래 나들목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택지개발로 이들 지구에 아파트 단지들이 생기고 주민 13만 명이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기류가 바뀌었다. 남동구가 지난해 4∼7월 소래 나들목과 가까운 논현1동 주민 5000명을 대상으로 설치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남동구는 설문조사 결과를 인천시에 통보하고 빨리 착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민들도 추진위를 만들어 인천시를 압박해 이날 시청 기자회견까지 연 것이다.

추진위는 “소래 나들목이 없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소래포구를 찾는 관광객은 서창 분기점이나 정왕 분기점으로 돌아오는 불편을 겪고 있다. 사업비가 확보된 만큼 인천시가 LH에 조속한 착공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내년 완공 예정인 소래포구 현대화사업과 2020년까지 추진하는 소래포구 국가어항 추진 등으로 관광객이 몰려 교통 수요가 폭증할 것을 우려했다. 반대하는 일부 주민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도록 친환경 공법을 도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LH가 소래 나들목 설치에 따른 교통소통 분석 용역을 실시한 결과 일부 혼잡해져도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와 나들목 통행료 징수 여부를 협의하는 절차를 거쳐 내년에는 착공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