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결 받은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소송 지원 모임 발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7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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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올 10월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 발족했다.

‘제국의 위안부 소송 지원 모임’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심의 유죄 선고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 판결은 우리 학계와 문화계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에는 국내외 학자와 예술인, 법조인 98명이 이름을 올렸다. 언어 과학자이자 사회 참여적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진 노엄 촘스키를 비롯해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작가 배수아 등 다양한 국적과 정치 성향을 지닌 인사들이 참여했다.

박 교수는 2013년 8월 출간된 ‘제국의 위안부’에서 한국 내의 지나친 민족주의로 인해 일본군 위안부가 ‘젊고 가녀린 피해자’의 모습으로 갇혀 있다면서 민족의 관점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을 기록하고 피해자를 ‘매춘’ 등으로 표현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고법은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과 달리 고의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벌금형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문제가 된다고 본 표현 35곳 가운데 11곳은 의견 표명이 아닌 사실 적시라고 판단한 뒤 이 표현들이 모두 허위라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해 소송 지원 모임은 “2심 재판부는 보편적인 학문의 자유에 대한 관심보다는 특정한 의도를 지닌 학문 활동이나 독서 행위를 장려하려 한다는 의문을 갖게 한다”며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국가와 사회 권력에 맞서는 시민 의지의 표출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이들은 소송을 지원하는 한편 모금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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