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 1000km 이동경로 GPS로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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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정보 분석
한반도∼연해주 비슷한 경로 오가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는 서울대공원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재두루미(사진) 이동 경로 파악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재두루미는 지구상에 5000∼5500마리 남은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203호다.

두 기관 연구진은 지난해 3월 경기 남양주에서 탈진한 상태의 재두루미 1마리를 구조했다. 한 달간 치료한 뒤 4월 10일 경기 평택 진위천에서 GPS 장치와 인식표를 달아 방사했다. GPS 장치는 가로 3.8cm, 세로 6.6cm, 두께 1.4cm, 무게 30g의 초소형 기기로 위치정보 약 20만 개를 기록할 수 있다.

GPS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진위천에서 출발한 재두루미는 같은 날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에 도착해 약 2주간 머물렀다. 같은 달 24일 다시 길을 떠나 북한을 거쳐 25일 러시아 연해주 한카호 남부에 도착했다. 이후 한카호와 달네레첸스크에 둥지를 틀고는 약 6개월간 서식했다. 재두루미는 10월 21일 한카호를 출발해 24일 강원 철원으로 되돌아왔다. DMZ 습지와 민간인통제지역 농경지, 4개 저수지, 그리고 한탄강 일대에서 겨울을 났다. 재두루미는 올 3월 16일 다시 북상해 20일 러시아 한카호에 도착했다. 여기서 약 7개월을 머물다 10월 24일 철원 DMZ로 돌아와 월동 중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약 2년간 2회에 걸쳐 이동 경로와 번식지 추적을 통해 재두루미가 매년 비슷한 경로로 한반도와 러시아 연해주(1000km 거리)를 오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재두루미는 몸길이 약 120cm로 회색이고 눈 주변이 붉으며 머리와 목뒤는 흰색이다. 새끼의 머리는 생후 1년까지 갈색을 띤다. 러시아 아무르강 중하류 습지를 중심으로 몽골 중국에서 번식하며 10월경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다. 국내에서는 경기 연천 파주 김포와 강원 철원, 경남 주남저수지 등지에서 겨울나기를 한다.

임병규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장은 “앞으로도 베일에 가린 야생조류 이동 경로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조류 보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재두루미#이동경로#멸종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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