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광지 한글 낙서 커플, 마녀사냥의 또다른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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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4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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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최근 한 한국인 커플이 일본 후쿠오카 타워 안에 있는 시설물에 한국어 낙서를 했다는 내용의 목격담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다. 해당 커플이 누리꾼 다수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사건 당사자”라고 자칭한 누리꾼이 해명하는 글을 남겼다.

23일 한 누리꾼은 “안녕하세요. ‘후쿠오카 타워 낙서’ 본인입니다”라며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에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낙서를 한 것은 잘못한 행동임을 인정하지만, 과정에서 날조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본인은 후쿠오카 타워 3층에 있는 안내판에 낙서를 한 게 맞지만, 그 부분은 아크릴로 되어 있었고 펜도 비치돼 있었다. 저희가 글을 쓰기 이전에 다른 글씨들도 있었다. 앞서 게시판에 올라왔던 글과 다르게 일본인 안내인께서 제지를 한 적도 없었기에 작성이 가능한 곳인 줄 알고 작성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망신이다’ ‘머리에 우동사리가 들었다’ 등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들 지당하고 잘못한 행동이라는 것 인정하지만, 저희가 하지 않은 행동을 부풀려 쓴 부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고 싶어 글 남긴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뽐뿌’의 한 회원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던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회원은 지난 21일 한국인 커플이 ‘후쿠오카 타워’라고 적힌 안내판에 낙서를 했다며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을 보면 ‘후쿠오카 타워(FUKUOKA TOWER)’라고 적혀있는 안내판에 “XX♥XX, 후쿠오카 타워 다녀감. 사랑해. 2017.11.21”이라는 한국말이 적혔다. 그는 “일본인 안내원이 낙서하시면 안 된다고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못 알아듣는 척 하면서 끝까지 적더라”며 “같은 한국인으로서 너무 창피했다”고 했다. 이 글은 다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해당 커플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누리꾼 다수의 비난을 받았다.

한편 후쿠오카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은 24일 다른 사이트를 통해 올린 글에서 해당 커플을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괜히 또 죄 없는 사람 몰아 ‘마녀사냥’하는 것 같다”며 “후쿠오카 타워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연인들의 성지라는 것을 만들었다. 남산N타워 자물쇠처럼 자물쇠에 이름을 적어 걸면 사랑이 오래간다는 취지다. 타워에서 자물쇠를 판매하면서 자물쇠에 이름을 적을 수 있도록 형형색색의 매직도 함께 비치해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직이 비치되어 있기 때문에 연인들이 착각해서 자기 이름들을 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패널 자체를 투명 아크릴로 바꾸고 후쿠오카 타워에서 정기적으로 세척을 하고 있다. 매직이 비치됐고, 연인들의 성지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위 커플처럼 잘 모르고 낙서를 남기는 사람들이 많아 후쿠오카 타워 측에서도 딱히 이를 문제 삼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잘 모르고 낙서를 했다는 행위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온갖 비속어 들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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