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가 납치되고 성폭행 당해?…유튜브 ‘엘사게이트’ 파장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23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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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캡쳐.
사진=유튜브 캡쳐.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엘사를 이용한 음란물 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등 일명 ‘엘사게이트’로 시끄럽다.

‘엘사게이트’란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캐릭터인 엘사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이용해 폭력, 성행위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영상은 해당 영상을 시청하기 전까지는 그저 단순한 유아용 영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영상을 재생하면 엘사가 음주, 폭행, 성행위 등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으며 심한 경우 인분을 먹는 등 엽기적인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맘 카페를 중심으로 ‘엘사게이트’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이가 받을 정신적 충격이 너무 걱정된다”, “소아성애자들이 고의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기도 함”, “이런걸 애들 보게 냅두다니!”, “애들도 보는 유튜브에 무슨 야동을 보여주는 거냐” 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영상들은 유튜브 접속 시 별다른 인증이나 절차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유튜브를 통해 만화를 시청하는 아이들이 음란물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엘사가 스파이더맨을 폭행한 뒤 살인을 저지르는 등 폭력적인 내용이 담긴 한 영상의 조회수는 21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무분별한 아이들에게 영상 노출이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수치.

심지어 해당 영상 중 일부는 유아용 맞춤 콘텐츠를 설정해 볼 수 있는 유튜브 키즈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재생이 가능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엘사 외에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인 스파이더맨, 미키마우스 등이 등장하는 ‘유아용 영상’으로 가장해 선정적인 영상을 무분별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수십 개의 계정이 존재한다.

해당 영상이 주로 게재되는 유튜브 계정의 채널 이름은 대부분 ‘junior’, ‘baby’, ‘toy’, ‘kids’ , ‘princess’, ‘super hero’ 등 음란물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단어들로 설정되어 있다.

때문에 겉으로 보아서는 해당 계정이 유아가 구독하기에 부적절한 계정인지, 해당 영상이 음란물인지 아닌지 쉽게 구분이 불가능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엘사게이트‘와 관련 한차례 공론화가 된 바가 있다. 미국 버즈피드는 최근 엘사게이트와 관련 “최근 유튜브가 기괴한 내용이 담긴 유아용 영상들로 인해 비판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란이 거세지자 유튜브 영상물 관리 책임자 조안나 라이트는 22일(현지 시간) “아이들에게 가족친화적인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조안나 라이트는 해당 논란과 관련 자사 사이트가 어린이들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라이트는 “지난 몇 개월 간 유튜브는 가족친화적인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렇지 않은 영상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발견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영상 중 유아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영상에 대해서는 영구 삭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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