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5년 결혼 부부 8% “애 안낳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2005∼2009년 결혼자 기대자녀 1.91명
50년전 4.49명 절반도 못미쳐

결혼한 부부가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가 2명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자녀를 아예 낳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큰 폭으로 상승해 저출산 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통계청과 통계개발원은 부부의 혼인 시점별 자녀 계획과 첫 자녀 출산 시점 등을 분석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09년 기대 자녀 수는 1.91명으로 나타났다. 기대 자녀 수란 결혼한 부부가 이미 낳은 자녀와 향후 추가로 낳을 것을 계획하고 있는 자녀의 합을 가리킨다. 1950∼1954년 결혼한 부부의 기대 자녀 수 4.4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인구가 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출산율 2.1명보다도 낮다.

다만 2010∼2015년 혼인 부부의 기대 자녀 수는 2.07명으로 집계돼 다소 상승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혼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부들은 자녀 계획을 과다하게 잡는 경향이 있어 향후 조사에서는 기대 자녀 수가 더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인을 하고도 자녀 계획을 세우지 않는 부부도 늘고 있다. 2000∼2004년 결혼한 부부 중 기대 자녀가 0명이라는 비중은 5%로 나타났다. 그 이전에 결혼한 부부 중 기대 자녀가 한 명도 없다고 밝힌 비율은 4%를 넘지 않았다. 이 비율은 2005∼2009년 결혼한 부부의 경우 5.8%로 올랐고 가장 최근인 2010∼2015년 결혼 부부는 역대 최고인 8.2%까지 상승했다.

첫 자녀부터 마지막 자녀 출산 시기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 출산 기간 역시 크게 단축됐다. 1950∼1954년 결혼한 부부는 11.4년 동안 자녀를 낳았지만 2005∼2009년 결혼한 부부는 3.2년에 그쳤다. 자녀를 여럿 낳았던 과거 부부들과 달리 최근에는 한 명만 낳거나 아예 낳지 않는 쪽으로 경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초혼 연령이 2010∼2015년 29.4세로 과거에 비해 높아지면서 출산에 부담을 느끼는 부부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기대 자녀 수가 줄어드는 등 한국 사회의 저출산이 고착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저출산#자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