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미 대통령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장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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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인물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일 것입니다. 아침마다 트위터에 글을 남기고 정제되지 않은 돌출 발언을 하는가 하면 국내외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곧잘 화를 내고 언론과 갈등을 빚습니다. 이전 대통령의 품격과는 분명 다릅니다. 흥미롭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40%를 넘지 않으면서 탄핵 주장이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초강대국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 국제 정세를 좌지우지합니다.

그가 11월 7일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state visit)합니다. 국빈 방문은 공식 방문이나 실무 방문과 달리 국가 간 최고 수준의 영접을 의미합니다. 두 주권 국가 간 우호 관계를 표현하는 가장 높은 단계이지요.

우리나라를 최초로 국빈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입니다(1960년). 이후 린든 존슨(1966년), 제럴드 포드(1974년), 지미 카터(1979년), 로널드 레이건(1983년), 조지 부시(1992년) 등 총 6명의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국빈으로 다녀갔습니다.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는 공식 방문의 형식으로 다녀갔습니다. 이번에 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만에 국빈 방문하는 것입니다. 그의 방문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 김정은과의 뜨거운 설전이 오가고 남북 관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어 있는 가운데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한중일을 동시에 방문하면서 그가 어떤 메시지를 쏟아낼지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생활은 흥미롭습니다. 부동산 투자회사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그는 결혼을 세 번 했습니다. 세 번째 부인인 멜라니아(47)는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으로 트럼프와 무려 24세나 차이가 납니다. 첫 번째 부인 이바나 트럼프와의 사이에서 얻은 딸 이방카의 나이가 36세이니 그녀의 새어머니 멜라니아와는 불과 열한 살 차이입니다. 사랑의 힘은 국경도 나이도 모두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입니다.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세이프가드(safeguard·긴급수입제한조치) 카드를 꺼내 드는가 하면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FTA(Free Trade Association)의 폐기 또는 재협상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 3143km의 국경에는 9m 높이의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주의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와 그를 이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오랫동안 지향해 온 정책인데, 트럼프 정부는 이 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셈이지요. 원래 보호무역은 유치산업을 키워야 하는 후진국이나 저개발국이 선호하고, 이미 경쟁력 있는 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선진국은 자유무역을 선호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케임브리지대의 장하준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비유로 선진국의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경제 최강국인 미국이 오히려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보호무역주의 장벽#트럼프 대통령#자유무역주의#gatt 체제#세계무역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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