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초등학생 구한 택배기사 “심장 터질 것 같아 물불 안 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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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31일 1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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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 동아일보DB
사진=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 동아일보DB
물에 빠진 초등학생들을 택배기사가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누리꾼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최동준 씨(41)는 지난 25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 배달을 하던 중 다급한 도움 요청을 받았다. 인근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생 2명이 물에 빠져 위험하다는 것.

최 씨는 배달하던 물건을 내려놓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수심이 깊어진 하천에서 한 아이는 엎어진 상태로 떠내려가고 있었고 다른 아이는 하천보 옆 물살이 센 곳에 휩쓸린 상태였다.

그는 3미터 높이의 제방에서 하천으로 뛰어들어 아이 둘을 차례로 물 밖으로 끌어냈다.

물을 많이 먹은 아이들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최 씨는 아이들에게 신체마사지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물을 뱉어냈고 이후 119가 도착해 무사할 수 있었다.

최 씨는 31일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배달을 하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사색이 되서 도와달라고 뛰어오더라”며 “따라가 보니 애들이 물에 떠내려가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애들이 떠내려가는 걸 보니 눈이 뒤집혀서 물불 안 가리고 뛰어내렸다”며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애들을 둔 부모로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남을 돕는 것이 내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한다는 말이 기억나고 공감됐다”라고 덧붙였다.

남양주시 의회는 최 씨의 선행을 칭찬하고 격려하기 위해 남양주시 의회 의장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해당 소식은 지난 30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택배기사를 칭찬했다. 아이디 ㅈ****은 “힘들게 택배일하면서 그 상황을 목격하고 앞뒤 안보고 물로 뛰어들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의인이다. 잘 되시길 빈다” “정말 대단하다” 등의 의견이 잇달았다.

아이디 ㄱ****은 “택배기사를 무시하고 하인인 것처럼 대하는 사람들은 반성해야된다”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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