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영웅’ 김원기, 산행 중 심장마비 사망…긴박했던 당시 상황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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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28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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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영웅’ 김원기, 산행 중 심장마비 사망…긴박했던 당시 상황 재구성
‘올림픽 영웅’ 김원기, 산행 중 심장마비 사망…긴박했던 당시 상황 재구성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 씨(55)가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해 큰 슬픔을 안겼다. 향년 55세.

운동선수 출신으로 아직 한창 나이인 김원기 씨는 어쩌다 이런 변을 당한 걸까.

소방당국에 따르면 김원기 씨는 아내와 함께 이날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서 산행을 즐기다 갑자기 심정지를 맞았다. 김원기 씨는 비로봉 정상(1288m)을 오른 뒤 약 200m 내려온 지점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다시 산을 내려가기 위해 일어서던 김원기 씨는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소방당국에 신고전화가 접수된 시각이 오후 12시 28분.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했을 때 다른 등산객이 심정지 상태인 김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중앙119구조단에 헬기를 요청, 김 씨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그는 살아나지 못 했다.

1962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교 1학년 때 레슬링에 입문했고 LA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쪽 눈이 퉁퉁 부어오르는 투혼 속에서 정상에 올라 큰 감동을 줬다. 그는 한국 올림픽 사에서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씨(64)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국내 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았다. 운동생리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체육복지정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학구열도 높았다. 최근까지 함평군 레슬링협회장을 맡아 지역의 레슬링 후배 육성에 힘을 보태왔다.
하지만 빚보증을 잘못 서면서 전 재산을 날리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문은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 31일 오전 8시.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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