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경영’ BNK금융지주 후임 승계절차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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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추천위 구성 19일 후임 논의… 외부 인사도 물망에 올라
9월경 차기 회장 선출될 듯

부산 남구 문현금융로에 위치한 부산은행 본사 사옥.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투자증권, BNK캐피탈, BNK저축은행 등 8개 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5위 규모의 금융회사이다. 부산은행 제공
부산 남구 문현금융로에 위치한 부산은행 본사 사옥.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투자증권, BNK캐피탈, BNK저축은행 등 8개 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5위 규모의 금융회사이다. 부산은행 제공
BNK금융지주가 성세환 회장의 공백에 따른 비상경영을 타개하기 위해 후임 승계절차에 들어갔다. BNK는 성 회장이 4월 자사주 시세 조종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BNK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권 승계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BNK 관계자는 18일 “이사회는 장기간 구속 중인 최고경영자가 더 이상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추천위는 성 회장을 제외한 임원 6명 가운데 4명으로 꾸려졌다. 19일 오후 2차 회의를 열어 회장 후보 추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BNK에 따르면 회장 후보는 내부 인물 가운데 BNK 사내이사, BNK 업무집행 책임자, 자산 5조 원 이상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그룹 임원(퇴직자 포함) 중에서 나온다. 추천위의 추천을 받으면 외부인사도 후보가 될 수 있다.

내부 후보로는 BNK 회장 권한대행 박재경 부사장,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빈대인 미래채널본부장, 손교덕 경남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외부인사로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과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보통 경영 승계절차가 완료되려면 개시 이후 2, 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르면 9월경 차기 회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에서 추천위의 검증을 거쳐 후보자를 결정하면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한다.

BNK 직원들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사회가 새 대표이사 선출 논의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성 회장 해임이 먼저라며 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BNK 내부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주권 행사 위임 요청서’를 발송해 총 764만 주의 권한을 위임받았다. 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빨리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대표이사 해임안을 상정하기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일반 주식회사에서는 소수 주주들의 권익 보호와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기업의 주식 중 3% 이상을 가진 자는 임시주총을 열라고 사측에 요구할 수 있다. 금융회사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소수 주주의 권익을 더 강화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의한 법률’에서는 금융회사 주식 0.75% 이상만 보유하면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할 수 있다.

BNK 우리사주조합이 위임받은 주식은 전체의 2.34%에 달해 요건을 충족한다. 조합 측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한뜻으로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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