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줄었지만 언어폭력은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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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초중고교 실태조사
3만7279명 “경험”… 작년보다 감소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A 군은 이번 학기 초 하굣길에 욕설이 섞인 노래를 큰 소리로 불렀다. 그런데 이를 들은 같은 반 B 군은 자신에게 욕을 했다며 격분해 A 군의 목과 배를 때렸다. 같은 반 친구끼리 언어폭력과 신체폭행 등 학교폭력이 발생한 것. 학교에서는 두 학생에게 상담 받고 화해하라고 했다.

이처럼 대표적인 학교폭력인 ‘언어폭력’ 피해를 본 학생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3월 20일∼4월 28일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고교 3학년 재학생(441만 명)의 94.9%인 419만 명이 참여했다.

학교폭력 피해를 본 적이 있다는 학생은 3만7279명(0.9%)이었다. 지난해 1차 조사 때와 비교하면 피해 학생 수는 약 1500명 줄었다.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고 응답한 학생 중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학생 1000명당 6.3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조사 때는 6.2건이었다. 여러 피해 유형 중 언어폭력은 34.1%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집단따돌림(1000명당 3.1건·피해유형별 비율 16.6%), 스토킹(2.3건·12.3%), 신체폭행(2.2건·11.7%) 등의 순이었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44.2%),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31.8%) 등이었다.

피해를 봤다는 학생 비율은 초등학생이 2.1%(2만6357명), 중학생 0.5%(6342명), 고등학생 0.3%(4472명)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피해 중고교생 수가 지난해보다 줄면서 피해 학생 중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8%에서 올해 71%로 높아졌다. 조사 대상 중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피해 응답률이 3.7%로 모든 학년 중 가장 높았다.

자신이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응답한 학생들의 가해 이유로는 ‘먼저 괴롭혀서’(26.8%)가 가장 많았고 ‘장난으로’(21.8%), ‘특별한 이유 없다’(10.0%) 등 뚜렷한 이유 없이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사례가 많았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학폭#언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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