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노인들의 일자리 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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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등 노인 일자리 창출에 매진, 복지부 평가서 5년 연속 대상 수상
맞춤형 일자리 만들기도 한몫

전남도는 관공서 최초 ‘시니어 택배사업’을 운영해 노인 일자리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다. 전남도 제공
전남도는 관공서 최초 ‘시니어 택배사업’을 운영해 노인 일자리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다. 전남도 제공
“요즘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삽니다.”

전남 무안군 삼향읍에 사는 박동일 씨(74)는 한 달 전부터 택배 일을 하며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 박 씨의 일터는 전남도청이다. 도청으로 택배차량이 들어오면 물품을 분류한 뒤 직원들에게 전달해주고 전남지방경찰청이나 전남도교육청 등 가까운 공공기관에 직접 배달한다. 오후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배송과 물품 접수 건수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에 업무 만족도가 높다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박 씨는 “첫 달 급여로 19만1500원을 받았는데 이달에는 물량이 많아 더 많이 받을 것 같다”며 웃었다.

○ 전남은 노인 일자리 천국

전남도는 27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16년도 노인일자리 사업 종합평가’에서 대상을 받아 2012년 이후 5년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노인 복지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매진한 결과다. 전남도는 지난해 517억 원을 들여 485개 사업에서 2만5000여 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전남도가 노인 일자리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은 단순 환경개선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남도는 도로변 환경 정비나 해안가 쓰레기 정화활동 등 환경개선사업 일자리를 2015년 3271명에서 2016년 1716명으로 대폭 줄였다. 그 대신에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지의 보조업무를 담당하는 ‘보육시설 봉사사업’과 동료 어르신이나 아동, 청소년에게 한글, 한자, 서예 등을 가르쳐주는 ‘경륜전수활동’ 일자리는 2015년 2364명에서 2016년 2669명으로 확대했다.

지난달 2일부터 공공기관 최초로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 택배사업’은 기존 정부 재정 지원으로 이뤄지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모델이다. 전남도청에 집하장을 설치해 5명의 어르신이 택배 물품을 직접 접수·배송하는 등 규모는 작지만 양질의 일자리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지역 특성 살린 일자리 발굴

지난해 3월 문을 연 ‘시니어 새 일터 지원센터’는 60∼64세 은퇴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알선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센터를 통해 187명이 취업을 했다. 3년 연속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노인취업교육센터’를 통해서도 214명이 새 직장을 구했다.

전남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병원 등 의료기관 고객과 환자에게 안내와 말벗 등 자원봉사 형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코디네이터 파견사업’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건강한 어르신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지원하는 ‘노노케어(老老Care) 사업’에 지난해 6013명이 참여해 취약 노인 1만647명을 돌봄으로써 복지 사각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사업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수시는 시화(市花)인 동백꽃을 형상화한 빵을 제조, 판매하는 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완도군은 연안어선 어구인 주낙을 정비하는 사업을 노인들에게 맡겼다. 나주시는 향토기업과 연계한 전통식품 장류 생산 및 가공사업으로 호응을 얻었다. 목포시는 목포해양문화축제에 사용되는 어등(漁燈) 제작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전남도는 올해 2016년보다 74억 원이 늘어난 591억 원을 들여 어르신 2만700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현숙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노인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가 안정된 일자리인 만큼 이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삶에 활력소가 되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노인 일자리#시니어 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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