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단축” 이유로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반대…“인간 포기” 주민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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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7일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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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수명이 단축된다” 등의 이유를 들어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반대’를 주장하는 벽보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O단지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반대합시다”라는 제목의 벽보가 화제가 됐다.

벽보 작성자는 “존경하는 주민 여러분, 동 대표 회장과 동 대표들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한다고 한다”면서 ▲매달 관리비가 죽을 때까지 올라간다 ▲공기가 오염된다 ▲공기가 오염되면 수명이 단축된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짜증이 나서 주민화합이 되지 않고 직원과 주민화합 관계도 파괴된다 ▲우리 단지보다 큰 아파트에도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해주지 않는다 등의 설치 반대 이유 다섯 가지를 댔다. 작성자는 글 말미에 ‘추진자 일동’이라고 적었다.

해당 벽보가 기사화 되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기사 댓글에 “이기적인 인간들..(anho****)”,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네요. 정말 답답한 세상입니다(jh92****)”, “전단, 무식하게도 썼네(lisi****)”, “참 X가지 없는 인간이네. 입장 바꿔 생각해봐라(bunn****)”, “너네집 에어컨부터 철거하자. 공기 오염으로 짜증나서 화합이 안 되니까(mcpd****)” 등의 의견을 남겼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이 커지자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반대 벽보를 비판하는 단지 내 주민의 벽보 사진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시는 글을 써주셨다. 말 같지도 않은 이유들로 인간임을 포기하지 마시라”면서 “단 한 번이라도 여러분께서 쓴 글이 경비아저씨들에게 그리고 글을 읽는 주민들에게 어떤 상처를 줄지 생각해 보셨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경비 아저씨들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한 명의 소중한 인간”이라면서 “그늘 하나 없는 주차장 한 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경비실에 지금까지 에어컨 한 대 없었다는 것이 저는 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기 오염이 걱정되신다면 댁에서 하루종일 켜두시는 선풍기 끄시고, 수명 단축이 걱정되신다면 중랑구민체육센터에서 운동을 하시고,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이 걱정이 되시면 일요일마다 있는 분리수거 시간 잘 지켜서 하나하나 철저하게 하시라”면서 “여러분이 쓰신 이기적인 글을 읽고 자라 날 우리 동네의 아이들에게 참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끝으로 “추진자 일동이라는 단어 뒤에 숨지 마시고 당당하게 나오셔서 논리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의견을 내주시면 존중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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