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링크-한게임 먹통… 예매 대란에 야구장 4곳 무료 입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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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 운영 웹사이트 접속장애

“프로야구 경기 무료입장이라는데 실화(實話)입니까?”

21일 낮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갑자기 쏟아진 질문 내용이다. 같은 시간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는 ‘프로야구’와 ‘무료입장’이라는 키워드로 들썩였다. 프로야구 경기장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경기장은 한 곳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가 열린 5곳 중 서울을 제외하고 대전과 광주, 경기 수원, 경남 창원 등 4곳의 구장에서 일제히 같은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사실이었다. 경기장에 이미 입장한 사람들은 앞다퉈 ‘인증샷’을 올렸다. ‘일반석을 무료로 개방합니다’라는 내용이 뜬 전광판 사진들이었다.

○ 예매 사이트 7시간 동안 마비

프로야구 경기가 어린이날 등 특별한 기념일에 열릴 경우 특정 관객을 무료로 입장시키는 경우는 가끔 있다. 그러나 이날처럼 무작위로 공짜 관중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날 소동은 다름 아니라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시작됐다. 오전 10시 20분경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6곳과 발권 계약을 맺은 관람권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가 갑자기 ‘먹통’이 됐다. 접속 장애는 7시간 동안 계속됐다. 홈페이지에는 ‘서비스 일시 점검 중’이라는 공지가 떠 있었다.

사이트 접속이 되지 않는 걸 확인한 각 구장은 곧장 대응에 나섰다. 혼란을 막기 위해 현장 발권을 중단하고 티켓링크 측과 협의해 관중을 무료입장시키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낮 12시부터 입장이 시작돼야 했지만 이보다 30분 늦게 입장이 시작됐다. 일부 구단은 아예 공식 트위터로 “별도 티켓 확인 절차가 없다. 야구장으로 오라”며 초대 멘트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무료입장 과정에서 관중끼리 좌석을 놓고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기장마다 티켓을 예매했다가 환불받은 관중과 처음부터 그냥 입장한 관중이 ‘자리 소유권’을 두고 말다툼을 벌였다. “기존 티켓 예매 관중에게 자리를 양보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혼선은 계속됐다. 이날 창원시 마산구장을 찾은 유모 씨(31)는 “무료로 입장한 관중이 ‘좋은 자리를 맡겠다’며 경기 시작 뒤에도 내야석을 계속 휘젓고 다니는 통에 경기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며 “일부러 주말 시간을 빼서 왔는데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에서 공짜로 열린 좌석 수는 모두 6만2000석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 아니다”

티켓링크를 운영하는 NHN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날 마비 사태는 서버가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네트워크 장애 탓으로 보인다. 이날 티켓링크 외에도 NHN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게임포털 한게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벅스 등도 같은 시간 접속 장애를 겪었다. 다만 이 사이트들은 티켓링크보다 빠른 낮 12시 45분부터 순차적으로 복구가 진행됐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 중이나 일각에서 제기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등은 사실이 아니며 내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자체 파악 결과 해킹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티켓링크와 각 구단 측은 무료입장과 환불 등으로 구장이 입은 손해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약 1억7000만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티켓링크 측이 보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ISA 등에 따르면 20일 서울 서초구의 인터넷 기반 시험(IBT) 토플 시험장에 있던 컴퓨터가 랜섬웨어에 감염되면서 시험이 취소됐다.

이로 인해 시험장에서 대기하던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KISA는 감염 악성코드가 최근 세계를 한 차례 공포에 빠뜨렸던 랜섬웨어 ‘워너크라이(WannaCry)’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관사 측은 밤새 복구 작업을 벌여 21일 시스템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주관사 관계자는 “시험용 프로그램은 보안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 해킹되지 않는다”며 “일시적으로 PC의 방화벽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험을 보지 못한 수험생에게는 재시험과 환불 등을 할 방침이다.

권기범 kaki@donga.com·임현석·강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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