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부터 영화CG까지… 수학 없으면 구현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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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쓸모없다고?

“재미가 없다” “배워서 어디에 쓰나, 입시 도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에서 수학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수학은 한국뿐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다. 수학계는 수학이야말로 세상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이며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이끌 ‘도구’라고 말한다. 대체 그 쓸모가 무엇일까. 미국수학회가 소개한 ‘수학의 순간들(Mathematical Moments)’을 통해 우리 사회 속 수학의 역할을 들여다봤다.

수학은 현대인의 삶과 뗄 수 없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가능하게 해 준다. 페이스북의 친구 찾기 기능은 수학의 선형 프로그래밍 및 그래프 이론을 통해 구현된다. 이 두 수학 이론은 7억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가 만들어내는 700억 개의 연결을 분석해 친구 찾기 시간을 반으로 줄여주고 네트워크 트래픽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준다.

남녀노소가 즐기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비디오게임에도 수학이 적용된다. 수학의 한 분야인 기하학과 미적분, 선형대수학은 화면 속 캐릭터와 장면을 입체적, 사실적으로 보이게끔 디자인해준다. 영화 ‘아바타’같이 디지털로 구현되는 애니메이션에서 빛의 반사와 굴절, 머리카락 표현, 피부 질감 등은 기하학, 선형대수학, 편미분방정식, 벡터해석학을 기반으로 창조됐다.

수학은 직구족(族)을 도와준다. 해외 사이트에서 물건을 살 때 자주 이용하는 번역 서비스는 수학의 확률론, 통계학, 그래프 이론을 기반으로 한다. 수학은 여러 개의 언어 속 수억 개의 단어와 어구를 분석·매칭해 언어와 언어를 연결하는 다리가 돼 준다.

수학이 널리 이용되는 또 다른 분야는 스포츠다. 미분방정식과 벡터해석학을 활용하면 외부 저항을 최소화한 선수 유니폼을 만들 수 있다. 육상선수가 어떤 각도로 창을 던져야 멀리 날아갈지도 수학이 알려준다. 의학 발전에서도 수학은 큰 역할을 한다. 그래프 이론을 응용한 수학 알고리즘은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최대한 빨리 최적의 기증자를 찾도록 도와준다. 암을 치료할 때도 기하학, 편미분방정식, 정수 선형 프로그래밍이 활용된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종양 치료가 최적화될 수 있게 한다.

오늘날 일상의 일부로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수학이 없으면 태어나지 못했을 기술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기능 대부분은 산술, 대수학, 기하학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수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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