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미용실 수다, 이제 이발소에서”…돌아온 바버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9일 17시 02분



























#1
돌아온 이발소? 바버숍

#2
남자들이 멋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들에게 ‘그루밍族’이라는 이름도 생겼죠.
90년대 초만해도 남성들은 이발소를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뒤 미용실이 급격하게 늘면서 미용실에서 이발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3
그런데,
3,4년 전부터 국내에 다시 남성 전용 이발소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20대, 30대가 많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바버숍'이라는 이름의 복고풍 고급 이발소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4
바버숍이 미용실과 차별화되는 점은 남성들의 취향에 맞춘 세심함입니다.
커트에만 보통 한 시간이 걸리고, 면도까지 하면 30분이 더 걸립니다.
물론 비용도 일반 미용실의 1.5배 이상이죠.

#5
한남동에 위치한 유명 바버숍 '헤아(Herr)'에서는
고객의 얼굴형과 체형에 어울리는 가르마 비율을 알려주고, 헤어스타일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6
전문적으로 남성용 구두를 관리해주는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이발하는 고객은 구두 관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죠.

#7
바버숍은 수입 면도용품, 헤어관리 제품, 넥타이, 커프스 등 패션 소품을 판매합니다.
즉석에서 양복을 맞춰 입을 수도 있습니다.

#8
홍대앞, 강남 가로수길 등 3곳에서 바버숍을 운영하는 ‘밤므 바버숍’ 백순식 대표(41).
“남성도 대우받고 싶은 욕구가 많아요. 머리 손질을 비롯해 수염, 구레나룻, 눈썹 손질 등 미용실에서는 요구하기 힘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2013년 설립된 밤므 바버숍은 패션 브랜드 ‘캠브리지 멤버스’, ‘루이스 클럽’ 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여는 ‘숍인숍’ 형태로 개장했습니다. 협업 전략이었죠.

#9
그의 매장은 4년 동안 고객이 약 5배나 늘었습니다. 연령층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합니다.
“미용실 수다, 이제 이발소에서 하시죠.”
바버숍에서는 야한 농담 등 남성들만의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바버숍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10
사람들은 흔히 ‘바버숍’이라는 단어로
짧은 머리에 포마드를 바른 전형적인 스타일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바버숍에서는 연예인처럼 긴 헤어스타일은 물론 파마도 가능하죠.
“영화에서 보듯 1920, 1930년대의 스타일을 상상하기 쉽지만
바버숍에서는 최신 유행 스타일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요.
다만 클래식한 내부 인테리어나 슈트를 입은 바버들의 모습은
격조를 갖추기 위해 마련한 것이죠.”

#11
아직 국내 바버숍의 성장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발소를 비롯한 바버숍 매장은 미용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보니 바버숍을 제대로 알고 있는 남성도 10%에 불과하죠.

#12
“분명 남성들의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바버숍은 이발만 하는 장소가 아닌 남성들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K뷰티가 해외에서 유명한 것처럼 앞으로 K바버가 해외에 수출되는 날도 올 것이라 믿어요.”
-백순식 밤므 바버숍 대표-

원본 | 김동욱 기자·박재명 기자
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김유정 인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