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96억 원 투입 ‘물 순환 선도도시’ 만든다

  • 동아일보

환경부-환경공단 등과 손잡고 빗물 침투하는 도랑 만드는 등 ‘저영향 개발’ 시범사업 추진

물 순환 선도도시 개념도. 빗물이 지하로 잘 스며들게 하는 주차장과 빗물정원, 옥상녹화 등이 조성된다. 울산시 제공
물 순환 선도도시 개념도. 빗물이 지하로 잘 스며들게 하는 주차장과 빗물정원, 옥상녹화 등이 조성된다. 울산시 제공
 각종 개발사업으로 녹지를 훼손해 빗물 유출량을 증가시키면 하수관거 설치비 부담을 의무화하는 시책이 추진된다.

 ‘물 순환 선도 도시’를 선언한 울산시는 조례 제정을 통해 이 같은 시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시범 대상지는 울산 남구 삼호동 일대. 시는 총 96억 원을 들여 2019년까지 빗물이 침투하는 도랑을 만들고 옥상녹화, 식생체류지를 조성하는 등 ‘저영향 개발(LID)’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 일대는 태양광 그린 빌리지, 환경특화거리 조성, 철새홍보관 등 ‘삼호철새마을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또 인근에는 전국 20대 생태관광지로 선정된 태화강 철새공원이 있어 친환경 도시재생사업의 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환경부 및 한국환경공단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불특정 오염원 관리 및 물 순환 개선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울산시에 기술, 행정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2013∼2015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80억 원을 들여 저영향 개발 기법을 적용해 ‘빗물 유출 제로(0)화 단지’를 조성했다.

 물 순환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면 삼호동은 불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이 줄어들고 도시 열섬현상이 완화되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물 순환 선도 도시 조성사업을 위해 이달 중으로 기본계획 용역조사에 착수한다. 용역 결과는 12월 나올 예정이다. 시범사업이 완료되면 저영향 개발 기법을 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마스터플랜도 마련할 계획이다.

 물 순환 회복 조례도 제정된다. 조례는 공공, 민간 등 주체별 물 순환 분담을 의무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각종 개발사업 때 빗물 유출 원인자에게 빗물 관리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저영향 개발 사전 협의제도다. 또 개발로 인해 빗물 유출이 증가하면 하수관거 설치비용을 부담시키는 강우 유출수 부담금 제도도 시행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유관 기관과 협력해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 물 순환 선도 도시 사업의 목표”라며 “이 사업이 완료되면 ‘친환경도시 울산’이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가 2012년 전 국토를 대상으로 빗물이나 눈 녹은 물 등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으로 포장된 ‘불투수(不透水)’ 면적을 조사한 결과 울산시는 17.2%로 나타났다. 이는 광주 인천 대전 대구의 22.0∼27.0%보다 낮지만 전국 평균(7.9%) 보다는 높은 것이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
 
※저영향 개발(LID·Low Impact Development)
 
빗물 유출 발생에서부터 침투, 저류를 통해 도시화에 따른 수생태계 변화를 최소화해 개발 이전의 상태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기 위한 토지 이용 계획 및 도시 개발 기법.
#울산#물 순환 선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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