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림의 변신’… 결혼식장으로 인기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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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국립 아세안자연휴양림에서 치러진 한국 캄보디아 다문화가정의 결혼식 장면. 아세안자연휴양림 제공
10월 국립 아세안자연휴양림에서 치러진 한국 캄보디아 다문화가정의 결혼식 장면. 아세안자연휴양림 제공
 10월 30일 경기 양주시 아세안자연휴양림. 일요일인 이날 휴양림의 아침 분위기는 평소와 사뭇 달랐다. 아침 일찍부터 오가는 사람이 많았고 모두 분주해 보였다. 조용한 휴일 아침 휴양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소장 정영덕)가 운영하는 국립 아세안자연휴양림은 다른 휴양림과는 달리 시설물이 아시아 전통 가옥 모양을 본떠 지어졌다. 국가별 건축양식을 제각각 도입한 것. 따라서 평소에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날 휴양림이 분주했던 이유는 바로 한국-캄보디아 다문화가정 결혼식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 많은 경비가 소요되는 고급 호텔 또는 헐레벌떡 성급하게 치러야만 하는 일반 결혼식장과는 달린 숲속에서 치러진 이날 결혼식은 여유롭고 화려하게 보였다. 하객은 물론이고 휴양림을 찾은 일반인들도 큰 박수를 보냈다.

 결혼식에 앞서 신랑 신부는 전날 휴양림에서 캄보디아 전통예식인 세족식 등을 가지기도 했다. 결혼 당사자는 예물로 값비싼 반지 대신 나무반지를 주고받았다. 하객들은 휴양림 주변에서 허락된 나무와 꽃, 풀잎 등으로 축하 화환을 만들었다. 올해까지 이 같은 결혼식을 한 부부는 10쌍에 이른다.

 국립 자연휴양림의 무한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과거 전화 또는 인터넷만으로 가능했던 예약 시스템을 국가 시설물인 점을 감안해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 공개적으로 예약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웬만한 보수공사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외부 용역기관에 맡기지 않고 자체 인력을 활용한 유지보수전담반을 운영해 올해만도 8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도 했다.

 정영덕 국립휴양림관리소장은 “휴양림관리소가 책임운영기관으로 정해진 뒤 행정과 재정상 자율성을 보장받아 경쟁력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숲과 자연,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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