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살신성인 자세 본받겠다”…해경특공대원 눈물의 영결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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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도, 해경도, 모두가 울었다. 하늘마저 억지로 울음을 참는 듯 잔득 찌푸렸다. 14일 오전 강원 삼척시 근덕면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 특공대 운동장은 온통 울음바다였다.

8일 근덕면 촛대바위 인근 공사현장에서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다 파도에 휩쓸려 순직한 김형욱 경위(38)와 박권병 경장(30)의 영결식. 특공대 동료인 최강근 경사가 고별사를 낭독하자 유가족과 동료들의 울음소리는 더욱 비통해졌다. "그 누구보다 믿음직스럽고 자상하고 따뜻했던 형욱이 형, 제수씨가 둘째를 가졌다고 그리 좋아하던 권병아…."

최 경사는 "이제 더 이상 당신들의 따뜻한 미소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힘들다. 당신들이 보여준 살신성인의 자세를 본받아 거친 파도로부터 우리 가족을 지켜내겠다"며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박찬현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조사를 통해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갔던 당신들의 열정과 사명감은 우리에게 오랜 귀감으로 남을 것"이라며 "비통한 마음을 가슴에 묻고 그대들을 평온한 하늘나라로 보내려 한다"고 애도했다.

헌화와 분향을 하던 유가족들은 남편, 아들의 영정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어린 자녀들은 아빠와의 이별을 실감하지 못하는 듯 시종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영결식은 조총(弔銃) 발사로 막을 내렸고 동료들은 화장장으로 떠나는 운구차를 향해 거수경례로 순직자들을 배웅했다. 순직자들은 화장 후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해경은 사고 당시 각각 경사와 순경이었던 고 김 경위와 박 경장에 대해 1계급 특진과 훈장을 추서했다.

2002년 4월 임용돼 14년간 특공대에서 근무한 베테랑 김 경위는 역시 해양경찰관인 부인과의 사이에 딸(5)과 아들(2)을 뒀다. 박 경장은 2012년 4월 임용돼 주로 서해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다 올해 2월 특공대 발령을 받았다. 박 경장은 임신 7개월의 아내와 3살짜리 딸을 남겨두고 떠났다.

삼척=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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