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단, 승부조작 은폐… 해당선수 트레이드 10억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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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프로야구 수사결과 발표

 
2011년 한국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NC가 사상 최악의 승부조작 사태에 휘말렸다. 경찰이 발표한 혐의가 확정되면 NC 구단의 프로야구 퇴출로도 이어질 수 있어 10구단 체제와 800만 관중 동원 등으로 순항하던 KBO리그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프로야구 NC 구단의 배모 단장(47)과 김모 운영본부장(45)을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숨기고, 승부조작을 한 선수를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해 10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성민 롯데 투수(26)와 유창식 전 KIA 투수(24) 등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에 대해서는 브로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승부조작을 해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승부조작을 주도한 브로커 김모 씨(32)를 구속하고, 또 다른 브로커 김모 씨(31)와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10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당시 NC 소속이었던 이성민 투수는 그해 7월 4일 LG와의 경기에서 구속 중인 브로커 김 씨의 요구대로 1회초 볼넷을 내준 뒤 그 대가로 현금 300만 원과 1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또 NC 구단의 배 단장과 김 본부장은 당시 이성민 투수의 이 같은 승부조작 사실을 확인하고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배 단장 등은 이후 “이성민 투수가 자질은 우수하지만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없고 코치진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려 이성민 투수가 2014년 말 신생팀 kt에 특별지명되도록 유도한 뒤 트레이드 대금으로 10억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민의 승부조작을 은폐한 건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NC의 유망한 선발 투수였던 이태양이 2015년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이 올 7월 확인된 것이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태양은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됐다. 7일 불구속 입건된 유창식 선수도 한화 소속 시절이었던 2014년 300만 원을 받고 2차례 경기에서 1회초 볼넷을 내주고, 7000만 원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현역 투수 2명의 영구 자격정지 처분으로 이어진 2012년 승부조작 사건과 달리 구단 관계자가 승부조작을 은폐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입건된 사람도 선수와 구단 관계자, 브로커, 일반인 등을 포함해 21명에 이른다. 야구규약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NC 구단의 퇴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KBO리그의 정상적인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BO 규약 152조에는 ‘구단이 소속 선수가 부정행위 또는 품위손상행위를 하였음에도 그 사실을 즉시 총재에게 신고하지 않거나 은폐하려 한 경우 총재는 최대 제명을 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따라서 배 단장 등의 혐의가 법원에서 확정되면 NC 구단이 이 조항의 적용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O도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법률적인 결정에 따라 차후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면서도 “선수 개인이 아닌 구단 차원인 데다 자진신고 기간을 줬음에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돼 강한 징계가 내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승부조작 의혹 속에 올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NC의 이재학 투수는 승부조작 혐의를 벗었지만 2011년에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혐의가 새롭게 밝혀졌다. 그러나 불법 도박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은 받지 않게 됐다.

이헌재 uni@donga.com / 의정부=남경현 기자
#nc#kbo#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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