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M60기관총 600여 발 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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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조준 첫 공용화기 사용
1일 소청도 해상서 2척 나포하자 中어선 30척 쫓아와 함정 충돌공격
해경, 공중 경고발사후 조준사격도… “사상자 없는듯… 일부 피해 가능성”

1일 서해에서 불법 조업 단속에 폭력 저항하는 중국 어선을 향해 해경이 처음으로 공용화기인 M60 기관총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해경이 M60기관총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이다. 동아일보DB
1일 서해에서 불법 조업 단속에 폭력 저항하는 중국 어선을 향해 해경이 처음으로 공용화기인 M60 기관총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해경이 M60기관총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이다. 동아일보DB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해경이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 경고사격을 포함해 M60 기관총 600여 발을 발사했다. 과거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에 해경이 공용화기로 위협사격을 한 적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선체를 조준해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달 해경 고속단정이 중국 어선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자 M60 기관총과 함포 등 공용화기 사용을 포함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1일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3000t급 2척, 1500t급 1척, 1000t급 2척 등 경비함 5척으로 구성된 중부해경 기동전단은 이날 오후 4시 20분경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약 91km 해상에서 중국 어선 30여 척을 발견했다. 조업이 금지된 특정 해역을 5.5km 침범한 명백한 불법 조업이었다. 대부분의 중국 어선은 100t급 철선이었다.

 오후 5시 6분 3000t급 경비함인 해경 3012함과 3015함은 고속단정을 출동시켜 무리에서 떨어져 있는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했다. 그 순간 주변에 있던 중국 어선 30여 척이 나포된 어선을 다시 빼앗기 위해 경비함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해경은 “따라오지 말라” “우리 해역에서 물러나라”며 방송을 통해 정선과 퇴거를 계속 명령했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은 집요하게 경비함을 쫓아왔다.

 해경은 가까이 접근하는 중국 어선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은 좀처럼 물러나지 않았다. 일부 중국 어선은 3012함 선체 옆쪽으로 충돌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현장 지휘관인 기동전단장은 이를 ‘폭력 저항’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중국 어선에 공용화기 사용을 경고했다. 해양경비법 제17조는 선체나 무기 흉기 등을 이용해 경비대원을 공격하면 개인·공용화기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후 6시 47분 해경은 일단 공중을 향해 경고 사격을 한 뒤 가까이 다가온 중국 어선 선체를 향해 M60 기관총을 조준 사격했다. 해경은 경고사격을 포함해 600∼70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중국 어선들은 공용화기 사용에 놀라 즉각 물러났다. 중국 어선의 파손과 선원들의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일단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조준사격 과정에서 피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의 폭력 저항을 막는 과정에서 해군 호위함 1척과 항공기 1대가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해경이나 해군의 피해는 없었다. 해경은 나포된 중국 어선 2척을 인천해경부두로 압송해 불법 조업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9일 서해상에서 해경 고속단정이 중국 어선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자 같은 달 11일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지금까지는 권총이나 소총 등 개인화기를 사용하는 데 그쳤지만 폭력을 사용해 단속에 저항할 경우 M60 기관총을 비롯해 20mm, 40mm 함포 등 공용화기 사용도 불사하는 내용이다. 함정을 직접 충돌시키는 제압 방식까지 감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불법 행위로 검거된 선원들은 공무집행 방해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 살인미수 혐의까지 적용해 전원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당한 법 집행에 폭력을 사용해 불법으로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는 앞으로도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min@donga.com / 인천=황금천 기자

#해경#불법조업#중국어선#m60기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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