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일 만에 본관점거 해제 이대 학생들, ‘최순실 딸 특혜’ 의혹 해명 촉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3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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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전 총장이 사퇴하면서 86일 간의 본관 점거를 풀기로 한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에 '실세 딸 특혜' 의혹 해명과 정보공개를 촉구했다.

학생 측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농성해제 기자회견을 열고 "본관 점거는 해제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기에 각자 자리에서 끊임없이 부조리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학교 본부는) 관련자를 일벌백계하라"고 압박했다. 가면을 쓴 학생대표 18명이 5장 분량의 성명서를 나눠서 낭독했다.

학생들은 30일까지 사무실과 비품을 정리하고 농성 이전의 상태로 본관 내부를 원상복구한 뒤 퇴거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3일 학교 측에 요구한 내용의 이행을 촉구하는 총시위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학생 측은 시위 참여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처벌이나 행정적인 불이익이 없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46시간동안 교수 및 교직원 5명을 감금하고 돈을 주고 경호업체 직원들을 동원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형사 처벌 금지와 법률지원을 촉구했다. 특수 감금 혐의에 연루된 이대 총학생회 간부 등 학생 6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번 주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면 용역 동원에 관여한 학생 3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학생 측은 농성 트라우마를 겪는 학우들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원하는 시기에 신원 노출의 두려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단기적인 치료가 아닌 장기적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7월 28일 평생교육단과대 추진 과정의 갈등에서 시작된 이화여대 본관점거 시위는 이달 21일 최 전 총장의 사표 수리로 석달 만에 일단락됐다. 시위엔 재학생과 졸업생 수천 명이 참여했고, 법률 언론 현장 태스크포스(TF)등 자원봉사와 온오프라인을 통한 만민공동회로 운영됐다. 학생들은 성명서에서 "역사상 전례 없는 민주적 절차, 평등과 평화를 근간으로 한 최초의 시위이자 새로운 이화를 향한 변화의 초석"이라고 자평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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