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의혹’ 이화여대 총장 결국 사임…개교 이래 첫 불명예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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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사업 추진과정의 갈등과 대통령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부정입학 의혹으로 학생과 교수들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았던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54·여)이 결국 사임했다. 이화여대 개교 이래 학생들의 퇴진 요구로 총장이 중도에 불명예 퇴진한 건 처음이다.

최 총장은 19일 '이화의 구성원께 드리는 글'에서 "7월 28일 평생교육단과대 설립 추진으로 야기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시위가 그치지 않고 최근 난무한 의혹들까지 개입되면서 이화의 구성원과 이화를 아끼시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이화여대가 더 이상 분열이 아닌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총장직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통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본관 시위 중인 학생과 졸업생들에게 본업으로 돌아가길 당부했다.

하지만 '대통령 실세 딸 특혜' 의혹에 관해서는 "체육특기자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최 총장은 "지금까지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학교는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해명해드렸다. 앞으로 체육특기자 등의 수업관리를 체계적이고 철저히 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총장 퇴진 시위를 예고한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예정대로 집회를 열기로 했다. 평생교육단과대 추진 과정의 갈등에서 시작돼 84일째 이어진 학내 분규는 '실세 자녀 특혜 의혹'이라는 정치 문제로 비화돼 총장의 불명예 퇴진까지 이어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정동연 기자c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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