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탈선사고를 ‘훈련’으로 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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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전 사고… “예정된 훈련” 브리핑… 인천시-국토부에도 거짓 보고
당시 동영상 공개되면서 들통

 인천교통공사가 지하철 탈선 사고를 모의훈련으로 허위 보고하고 공식 발표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6일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8월 7일 오후 9시 반경 인천지하철 2호선 운연역 차량기지 선로에서 2량짜리 전동차가 탈선했다. 당시 전동차는 수동운전으로 운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뒤쪽 열차 바퀴에서 강한 불꽃이 나며 선로를 이탈했다. 다행히 종착역에서 승객이 모두 내린 상태라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는 선로전환기 조작을 놓고 기관사와 관제실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7월 30일 개통 직후 9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사고 후 인천교통공사는 공식 브리핑에서 “미리 계획한 모의훈련일 뿐 탈선 사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인천교통공사 이광호 경영본부장과 조신구 기술본부장은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실제 상황 대비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예고 없이 불시에 훈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훈련 대상 전동차를 일정 간격으로 (옆으로) 틀어놓아 탈선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교통공사는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에도 사고가 아닌 모의훈련이었다고 보고했다.

 이들의 거짓말은 당시 사고 동영상이 최근 외부에 공개되면서 들통났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개통 초기 각종 장애로 사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탈선 사고까지 알려지면 시민 불안이 증폭될 것 같아 훈련으로 가장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자체 감사에 착수했으며 인천시는 결과에 따라 관련 임직원을 중징계할 방침이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지하철#탈선사고#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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