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공교육’ 핀란드의 비결

  • 동아일보

[공교육 핵심 ‘교사 질’ 높이자]
학교 스스로 교사 전문성 교육… 창의적 교수법이 가장 중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교육으로 유명한 핀란드에서 정규 교사가 되려면 반드시 현지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이상 학위를 받아야 한다. 핀란드 대학의 교육학부는 지원자 중 상위 10%가량만 입학이 허용된다. 이런 인재들은 대학 재학 동안 일반학습 교수법뿐 아니라 질적, 양적으로 강도가 매우 높은 과목학습 교수법 및 학교에서의 현장 훈련을 이수한다.

 우수한 인재들이 장기간 전문 교사 역량을 쌓은 뒤 현장에 배치되는 만큼 핀란드 사회는 교사를 독자적이고 지위가 높은 전문직으로 인정한다. 핀란드에서 초등교사는 대학교수와 비슷한 사회적 대우를 받고, 일반 기업에 스카우트되는 경우가 많다.

 핀란드 교사들은 교사가 된 뒤에도 당국의 주문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사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 계발과 교수법 혁신을 해 나가는 게 특징이다. 1972∼1991년 핀란드 교육혁신을 이끈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은 교육개혁 보고서에서 “과거 시행하던 의무적이고 전통적인 재직 중 연수는 40년에 걸쳐 추진된 대대적인 교사양성 시스템 개혁으로 교사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대부분 폐지됐다”며 “이제는 학교나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장기 프로그램과 전문성 개발 과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핀란드는 교실 내 모든 학생이 같은 속도로 같은 내용을 공부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각각 다른 수준의 학생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르칠 것인지 끊임없이 토론하고 방법을 공유한다. 핀란드의 교사양성 교육과정 및 현직교사 재교육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 역시 이를 위한 ‘창의적인 교수법’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사회가 교사 집단인 만큼, 핀란드는 교사를 신뢰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한다. 교사들은 공통의 학습목표만을 공유할 뿐 수업계획을 지시받지도, 표준화된 시험을 요구받지도 않는다. 교사 주도로 지역과 교실 상황에 맞게 독자적 교육과정을 짜고 전략적 교수법을 시행할 수 있다. 성과 평가도 없다. 교사들의 수준이 이미 높기 때문에 통제나 감시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교사가 신뢰와 존중을 받으려면 가장 중요한 건 수준 높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공교육#핀란드#교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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