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 100% 가까운 취업률…신라대 스마트전기전자공학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7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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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에 강한 현장밀착형 인재 양성

전기 및 전자공학이 다루는 분야는 매우 방대하다. 전기공학은 발전기·전동기·변압기 등을 다루는 전기기기, 발전·송전·배전 같은 전력시스템, 반도체를 이용한 전력변환·전력제어·전원장치 등을 다루는 전력전자, 전력망과 신재생에너지 등을 다루는 전기에너지 시스템 분야가 기둥이다. 전자공학은 컴퓨터 네트워크, 이동통신, 전자부품 디스플레이, 반도체 전자재료, 마이크로파 안테나, 로봇 자동화 등이 주요 영역이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의료, 바이오, 자동차, 조선 등 융합기술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분야가 전자공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분야의 고급 기술 인력이 점점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전기전자공학은 편리하고, 정확하고, 첨단화한 미래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유망 학문이다. 가까운 미래사회에서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지능형 로봇, 무인 자동차, IOT(사물인터넷), 무인 기기(드론) 등을 설계하고 제작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전기와 전자회로, 통신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신라대 스마트전기전자공학부 윤중한 학부장의 말이다. 이 학부는 교육부의 프라임사업에 선정돼 2017학년도부터 새로 출범한다. 기존 신라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전기전자공학 전공이, 신설된 MICT공과대학 내에서 학부 체제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 그런데 왜 '스마트'란 말을 붙였을까?

"스마트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와 관련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용어다. 특히 지금까지 기대할 수 없었던 정도의 지능화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마트전기전자공학부는 여기에 융합과 복합이라는 용어를 덧붙여 미래 사회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학습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윤 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해 신설된 학부는 전기공학 전공, 전자공학 전공, 스마트그리드 전공의 3개 트랙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기공학이나 전자공학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스마트그리드 전공은 신라대학교의 장점을 살려서 새롭게 신설된 전공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일종의 지능형 전력망이다. 이를테면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으로 만든 전력을 에너지 저장 장치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친환경적 에너지 시스템인 것이다. 이 분야는 향후 에너지 효율 향상,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학부가 미래형 전기 및 전자 공학을 다루기 때문에 스마트그리드 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

학부생은 1학년 때 공통교과 과정으로 수학, 물리,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등 공학기초 교과목과 전기전자재료, 융합전기전자기초, 정보통신의 이해, 전기전자공학개론 등 전공기초 과목을 배운다. 그리고 2학년에 올라가 세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해 전공 핵심과정, 전공 융합과정, 전공 심화과정의 단계를 밟은 후 졸업하게 된다.

이 학부의 가장 큰 특징은 실기 위주의 실험실습. 학생들은 매 학년 올라갈 때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실습 작품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2학년 때는 2개를, 3학년 때는 3개를 완성해야 하며, 4학년 때는 졸업작품과 논문을 함께 제출해 합격해야 졸업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로서 축적된다.

"대학에서 수업을 통해 이론을 익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배운 이론 내용을 실제 작품으로 구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다른 대학에서 이론과 실험 위주로 공부를 하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작품을 구현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우리 학부처럼 정식 교육과정에서 모든 학생들이 작품을 만들어내도록 함으로써 배운 이론을 구체화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윤 교수는 이러한 교육 방식은 실기에 강한 현장밀착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매년 학내 학술제를 통해 작품을 전시하고 설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로 설명하고 적절히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라고.

기자는 인터뷰를 하러 윤 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신라대 공학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때 연구실 복도에 학생들의 작품 설계 그림이 연도별로 전시돼 있는 것을 보고 자세히 살펴봤다. 관측한 기상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바로 볼 수 있는 '트위터 연동 기상 측정로봇'(김현우. 여인철), 길거리를 이동하면서 여러 악기 소리를 재현해낼 수 있는 'ARDUINO를 이용한 AIR DRUM'(한건희, 이한솔),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한 '다기능 선풍기'(김갑수, 이재열), 시각장애인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위험물을 감지할 수 있는 '시각 장애인용 지팡이'(김건우, 김성웅) 등 기발한 창작물들이 게시돼 있었다. 학생들이 혼자 힘으로 이런 작품을 고안하고 제작까지 할 수 있었을까. 신선하고 정교했다.

"사실 학생들이 작품을 만들기 전에는 자신감이 부족해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발표하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한다. 첫 제작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교수와 학생, 학생 상호간 대화와 정보 공유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 이후부터는 자신감이 생겨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낸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학생들은 전공에 대한 자부심도 갖게 된다. 나는 학생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교육은 곧 변화라는 것을 실감한다.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교육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학생들이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전자회로, 전기기기, 전력계통, 제어이론, 전력전자, 마이크로프로세서, 수치해석, 로봇공학, 통신공학, 신호처리, 반도체 소자, 집적회로설계, 초고주파, 아두이노 프로그래밍, 에너지공학 등 전기전자공학 전반에 걸친 지식을 필요로 한다. 작품을 만들면서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식의 폭을 늘려간다는 것이다.

학생들 작품이라고 해서 우습게 봐선 안 된다. 학생들은 이미 디지털 시계, 전자오르간, 엘리베이터 등 실생활에 필요한 기기들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줄 안다. 얼마 전에는 부산 광안대교 앞 바다에서 수륙양용 호버크래프트를 만들어 시연회를 가졌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이 작품은 공기 부양 원리를 이용해 물 위와 땅 위로 떠다니는 것인데, 무선을 이용해 멋진 시연을 보여 큰 갈채를 받았다.

학부가 실기를 중요시하는 것은 교수진들의 이력과도 연관이 깊다. 교수진은 모두 6명으로 그 중 4명이 삼성 계열사 출신이다. 대기업에서 풍부한 현장 실무 경험을 쌓은 교수들이다 보니 실기가 강하고, 그 강점을 교육 현장에서 활용한다. 또 교수들의 기업 경력은 중소기업과의 연계와 산학협력에도 중요한 자원이다.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에 대한 걱정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학부의 전신인 전기전자공학 전공 학생들이 100% 가까운 취업률을 보였기 때문. 졸업생들은 전기전자회사, 자동차, 조선 분야의 기술개발직에 취업할 수도 있고, 품질관리와 생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직으로 가거나 교직과정(2급 정교사 자격증)을 이수해 교사가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은 성적 장학금 외에 다양한 외부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교내 특성화 장학금,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 장학금, 프라임사업에서 주는 장학금도 많다. 신설 학부에 들어오는 신입생들은 모두 해외 연수까지 시켜줄 것이라고 한다.
2017학년도 모집 정원은 80명. 학부의 전신인 전기전자공학 계열의 2016학년도 수시 합격자 평균 학생부 성적은 3.9등급. 그러니 3~4등급이면 입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입학처 관계자의 말이다.

부산=안영배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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