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대책위 “백남기 농민 사망…시신부검은 잔인한 발상”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26일 09시 49분



경찰이 기각된 농민 백남기 씨(69)의 시신 부검영장 재신청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손영준 백남기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시신 부검은 “잔인한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손영준 집행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 때문에 수백 명의 시민이 (장례식장) 복도나 야외에서 잠 못 드는 이런 상황이 정말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검을 통해 1차 사인이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밝히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쓰러진 후 지금까지 (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신 것도 너무나 억울하고 분한 일인데 꼭 부검까지 하겠다는 것은 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이 정말 분노할 일”이라면서 “(시신 부검은) 정말 잔인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아가신 바로 전날이 백남기 농민의 칠순이셨다”면서 “가족이 원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는 (부검을 하자고) 가족에게 말하는 것은 정말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에 ‘외부충격에 의한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적힌 것에 대해선 “375쪽 분량의 진료기록을 보면 경찰의 물대포가 백남기 농민의 뇌를 다치게 했고, 이런 상황들이 소소히 기록돼 있는데 막상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인의) 80%를 확인했지만 20%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20% 확인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의견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단된 장례일정에 대해선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을 옮기는 과정도 그렇고, 옮긴 상황에서도 경찰이 계속 배치돼 있었기 때문에 향후 장례일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혀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오늘 오후나 돼야 향후 장례 문제 포함 여러 가지 상황들이 정리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6일 오전 1시40분께 백남기 씨의 부검을 위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영장에 적시된 압수·검증 대상 2가지 중 시신 부검 부분만 기각했다. 이에 경찰은 진료기록 압수만 집행하기 보단 검찰과 협의 후 시신 부검 부분까지 포함해 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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