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무너진 ‘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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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변호사 법조3륜 모두 비리… 대법원장 ‘수뢰 부장판사’ 사과
부장검사 스폰서 자처한 동창 김씨 “그동안 들인 돈 7억 내놔라” 요구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가 사업을 하는 고교 동창 김모 씨(46)로부터 상습적으로 술자리 향응을 받고 부적절한 자금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조계를 향한 국민의 불신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 3륜(輪)’이 모두 금권 로비에 휘둘리는 검은 비리로 얼룩졌다.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출신 진경준 씨(49·구속 기소)는 대학 동기인 김정주 NXC 회장(48)에게서 비상장 넥슨 주식을 공짜로 받아 100억 원대 주식 대박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수사권을 무기로 대기업을 협박해 처가에 큰 이권을 안겨 줬다. 2011년 후배들의 박수를 받고 검찰 조직을 떠났던 홍만표 전 검사장(57)은 변호사 개업 후 탈세와 청탁 로비를 벌이다 구속 기소됐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구속 기소)는 브로커 이동찬 씨(44)와 결탁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 등에게서 로비 자금 조로 100억 원을 뜯어냈다. 범죄자를 단죄하는 법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천지법 김수천 부장판사(57·구속)는 정 전 대표에게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와 현금을 받고 네이처리퍼블릭이 당사자가 된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내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급기야 양승태 대법원장은 6일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판사 비리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셀프 개혁안’을 발표한 지 5일 만에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이 터져 또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를 자처한 김모 씨는 “향응 자리에 다른 검사들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김 부장검사는 김 씨에게서 “그동안 들인 스폰서 비용 5억, 7억 원을 달라”는 막가파식 요구를 들을 만큼 약점을 잡혔다.

이날 김수남 검찰총장은 김 부장검사의 의혹과 관련해 “모든 비위를 철저히 조사해 잘못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사람에 대해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라”라고 지시했다.

장관석 jks@donga.com·권오혁 기자



#비리#판사#검사#변호사#스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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